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메타버스 세계에 개발된다. 출처=제임스타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메타버스 세계에 개발된다. 출처=제임스타운

아리 쥬엘스는 뉴욕 코넬 공대 교수로, 크립토 커런시즈 앤 컨트랙트 이니셔티브 (IC3) 공동 디렉터 및 체인링크랩스 수석 사이언티스트를 겸하고 있다. 최근엔 <예술과 수집품을 위한 NFT - 도입과 전망> 논문을 공동저술했으며 10월 뉴욕 NFT 갤러리 오프닝을 준비 중이다.

거리에서 사람들을 세워두고 NFT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면 뭐라고 답할까? 유인원 만화에 붙은 어마어마한 가격표나 트위터 프로필 사진? 가상자산에 대해 얼버무리거나 일부 유명인의 이름을 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거품’이란 단어를 언급할지도 모르겠다.

요약하면 야단법석, 오두방정, 비이성적 과열이란 이야기다. 그리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러나 더 깊게 들여다보면, NFT는 좀 더 많은 것들을 의미할 수 있고 의미할 것이며 이미 그러고 있다.

NFT 시장 가치와 인기가 폭락하자 많은 이들은 NFT 기술 및 문화 트렌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NFT 기술과 문화 트렌드도 시장 거품 붕괴처럼 사라질 투기성 자산인가? 과연 NFT는 무슨 효용성을 갖고 있나?  

효용성이 아트 NFT나 수집용 NFT의 핵심은 아니다. 렘브란트나 데미안 허스트의 예술 작품, 모짜르트와 비틀스 음악, 알알이 보석이 박힌 파베르제 에그나 에르메스 버킨백 같은 명품의 가치를 효용성으로 매기지는 않는다. 모든 NFT 아티스트들이 렘브란트 급은 아니어도 최소 데미안 허스트 정도는 그럴싸하지 않은가.

NFT를 이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이를 예술 및 수집품 생산의 새로운 매체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 수백년간 유화에서 전자기타에서 사진까지, 기술혁신은 예술작품의 제작 및 전시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NFT도 이러한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봐야 한다.  한 커뮤니티는 환경 변화에 따라 자체적으로 변하는 머신러닝 기반 예술, 커뮤니티 주도 예술 등을 통해 표현의 가능성을 실험 중이다.  

게다가 NFT는 효용성을 갖출 수 있으며 점점 더 효용성을 높이는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NFT는 소장이력 및 로열티 지급 등 기존 예술 시장이 갖는 주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소장이력

전임 토마스 호빙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 관장은 MET의 소장품 다수를 포함해 자신이 검증한 작품의 약 40%가 가품, 위작, 착오귀인이라고 했다. 수치의 정확성이 의심스럽고 '위작'의 정의 또한 의문의 여지가 있으나, 기존 예술 시장에 문제가 만연하다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 중 많은 문제가 소장이력, 즉 예술 작품의 제작 및 소장자 히스토리 정보와 연관된다. 소장이력은 예술작품 진위 파악에 필요하다. 소장이력이 없는 작품의 경우, 구매후 심각한 문제들이 나중에 불거질 수 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갖고 있던 노만 락웰의 작품이 도난됐던 그림이었다거나, 게티 뮤지움에서 천만 달러를 지불한 고대 그리스 조각상의 진위 여부가 의심스럽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NFT를 적용하면 소장이력은 블록체인상에 변경없이 고스란히 기록된다. 최소한 블록체인 주소상 이력이 남기 때문에 소유권 정보가 공개되어 위조가 불가능하다. 입찰과 신원의 투명성 확보로 소장이력 정보 강화가 가능해 돈세탁 등 예술시장에 만연한 다른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

 

로열티

빈센트 반 고흐처럼 수없이 많은 예술가들이 유명세를 얻기 전에 무일푼으로 세상을 뜬다. 이는 예술가들이 예술 시장에서 겪는 부당한 처우에 대한 방증이다.

다른 국가에서는 리셀 로열티 미지급 관행이 흔하긴 하나, 미국 리셀 시장에서도 대체로 예술가들이 작품 판매에 대한 로열티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한 컬렉터는 로버트 라우센버그로부터 "해빙(Thaw)"이라는 작품을 900달러에 사서 소더비 경매에서 8만5000 달러에 팔았다. 이에 라우센버그가 “내가 너한테 떼돈 벌어주려고 그렇게 개고생한 거냐”라고 소리친 일화는 유명하다.

(일부 경우엔 형편없는 기술 도입으로 허점이 생기기도 했으나) NFT를 활용하면 로열티가 자동 지급된다. 더 중요한 사실은 예술가들이 스스로 작품의 향후 판매 조건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한 NFT 작품의 판매 상한가를 1000달러로 정하거나 프랑스 예술시장의 추급권과 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다. 추급권은 작가들이 작품 판매 후에도 어느 정도 작품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권리이다. 일부 경우, 작가들은 추급권을 행사해 작품을 폐기할 수도 있다.

일부 바이어들이 NFT 크리에이터들의 작품 통제권에 반대할지도 모르나, 적어도 모든 참여자들이 블록체인 시스템의 투명성을 통해 정보에 기반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Dima Solomin/Unsplash
출처=Dima Solomin/Unsplash

문제와 해결책  

오늘날 NFT 시장은 문제가 만연하다. 허가받지 않은 복제가 판을 친다. 거래 진작을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거래량을 부풀리는 가장매매도 많다. 포름알데히드 약품 처리한 상어 등 예술작품의 부패를 방지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 형태의 NFT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NFT생태계의 아카이브 통합 또한 시한폭탄 같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현재 많은 NFT가 유료 클라우드 서비스로 저장되어 있는데, 서비스료 지급 연체 등의 문제로 사라질 리스크 또한 상존한다. 

또 다른 큰 문제는 봇의 해킹이다. NFT는 종종 수천 개의 NFT를 한 번에 콜렉션 형태로 드롭 판매되는데, 인기 있는 드롭 판매의 경우 해커들이 봇을 배포해 NFT를 낚아채고 이를 리셀해 차익을 얻는다. 고객당 적정 판매 상한가를 강제하기도 쉽지 않다.  

다행히 블록체인 시스템은 사람들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고 신원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진화 중이다. 우리 코넬대 테크 그룹에서 진행한 디지털 아티스트 NFT 추첨 행사에서도, 개인정보보호 기술을 활용해 사회보장번호 보유 여부를 증명함으로써 각 참여자에게 추첨 티켓을 한 장씩 배포했다. 

블록체인 커뮤니티는 탈중앙 신원증명이란 광범위한 개념으로 움직인다. 이는 기본적으로 유저가 통제하는 신원 정보 보호 시스템이다. 가령, 디지털 운전면허증에서 캘리포니아 주민임은 증명하나 생년월일은 숨기는 식으로 선택적 증명이 가능하다. 탈중앙 신원증명 시스템을 활용하면 NFT시장에서 구매 한도 등을 정할 수 있게 된다. 한 NFT 아티스트는 우리 코넬대 테크 그룹에 동료 작가 할인 기능 제공을 요청했다. 현재로서는 선별적 가격 책정이 어렵지만 탈중앙 신원증명 시스템에서는 가능하게 될 것이다.  

신원증명 시스템이 강화되면 사기꾼들이 구별되면서 진짜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작품의 NFT 구매가 활성화될 것이다.  NFT시장은 궁극적으로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의 라이프사이클을 정할 수 있는 ‘정책 엔진’을 포함하여, 판매 조건 및 리셀 조건을 설정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NFT 또한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고, 팬들을 위한 할인 및 리워드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기존 예술시장의 갤러리처럼, NFT 시장에서 예술 애호가 커뮤니티를 양성할 수도 있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 비디오게임 마인크래프트는 ‘투기성 가격책정 및 투자 성향’때문에 유저들의 재미가 반감된다며 NFT를 금지했다. 정책 엔진을 활용하면 이러한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

 

디지털 아트 너머로

인류는 점점 더 디지털 컨텐츠와 메타버스로 불리는 시각경험에 몰입하며 온라인으로 이동 중이다. 젊은 사람들은 물리적 소유물을 버리고 있다. 많은 기술 과학자들은 메타버스에서 NFT가 땅 부지에서부터 마법 검을 아우르는 모든 상품을 대표할 것으로 믿는다. 메타버스에서 NFT는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경험을 생성할 것이다. 최근 메타버스 부상을 예상하며 사명을 메타로 바꾼 페이스북이 NFT를 인스타그램에 통합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NFT는 실물 자산을 대표하는 등 널리 활용될 수 있다. 미래 부동산 시장을 예고라도 하듯, 아파트 한 채가 NFT 형태로 팔리기도 했다. 나이키, 타임지, 티파니 등 메인스트림 회사들은 NFT를 활용하거나 발행 중이며, 이벤트 예약 시스템에 종종 NFT 경험을 제공한다.

물론 이 모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NFT가 만능은 아니다. NFT가 부풀린 거품, 작가 신원 도난이나 신규 범죄, 가상자산 시장 등에서의 사기 행각 등을 변호해서도 안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라도 커뮤니티 기반 소비자 보호 수단 및 기술적 도구들이 중요하다.

NFT는 강력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좋든 싫든 NFT, 또는 NFT 비슷한 것들은 앞으로도 지속될 강력한 문화 트렌드이다.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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