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버뮤다는 오랫동안 보험업계의 혁신적인 국가로 통했다. 그런데 이제 흡사 암호화폐(가상자산) 신봉자로 불리는 데이비드 버트 총리의 선도 아래 디지털 자산의 혁신국으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주 버뮤다 기술 정상회의에 참석해 나눈 대화를 통해, 필자는 보험 및 디지털 자산의 혁신국가로서 버뮤다의 장점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버뮤다에서 암호화폐를 획기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가상자산 업계는 투기 세력에 의한 단순한 금액 상승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건 사실이다.  

필자는 가상자산 중심의 보험회사 렘의 조 지올코스키 최고경영자(CEO)가 내세운 개념에 근거해 기회를 볼 수 있었다. 조는 스테이킹된 토큰 풀에 있는 투자자에게 재보험 계약을 보증하는 특수목적수단을 담보로 그러한 지분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길 원한다. 이 같은 방식은 재보험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수십억 달러의 재정 부족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재보험 산업은 보험회사가 당면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데, 이를 통해 보험회사는 정책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수 있다. 

조는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년 1월 1일, 200억 달러의 재보험 계약이 연기될 예정이며, 이는 환불이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확보된 자금은 20억 달러에 불과하며, 버뮤다 보험업계 인사들은 2023년 재보험 산업의 연간 부족액이 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언급했다. 

요컨대, 문제되는 상황은 이렇다. 지난달 허리케인 이안이 강타했을 때 발생한 기록적인 피해로 보험업계의 손실금은 750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기후변화의 불확실성 고조,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개인투자자의 위험 회피 상황이 결합돼 헤지펀드 및 기타 기업이 보험업계로의 자본 투자를 꺼리는 실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재난 위험에 대한 보험 부족이 플로리다와 여러 지역의 주택시장을 짓밟게 될 것이라면서 두려워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크고, 아직 논의된 적이 없는 문제다. 그리고 가상자산 산업은 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스테이킹 토큰을 담보로

지난 1992년, 보험업계에 엄청난 피해를 남긴 허리케인 앤드류가 있었다. 그로 인해 보험업계는 당시로서는 전례가 없던 155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보게 됐다. 이후 버뮤다에서는 이른바 보험연계증권(ILS)이 출시됐는데, 조는 현재 새로운 버전의 ILS 발행을 제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채권(통상 CAT 채권)을 포함한 ILS 금융상품들은 특수한 목적으로 외부 투자자들에게 발행된다. 이들 투자자는 재보험이 갖고 있는 위험 관리를 위해 담보를 제공한다. ILS 시장은 헤지펀드, 연기금, 기타 비보험 전통 투자업체들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로 허가받았다. 그 결과 보험업계는 위험 부담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조는 온체인 및 스마트계약 기반의 ILS가 위험 증명 블록체인에서 스테이킹 풀에 예치된 토큰으로 백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문제가 생기면 재보험 지급을 실행하는 스마트계약을 통해 스테이킹 자금을 묶어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식으로, 이미 제공된 스테이킹 수익에 더해 신뢰할 수 있는 이자율을 기반으로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수익이 지급되게 된다. 물론 이 개념이 재보험 자금 격차를 완전히 메우지는 못할 수 있지만, 현재 스테이킹 토큰 규모는 수백억달러에 달하므로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다.

보험, 가상자산의 기회

이 같은 온체인 기반의 재보험 개념은 보험이 가상자산 채택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에 더 큰 안정성과 보안을 제공한다. 

가상자산 업체는 상시적인 오프체인 보험에 대한 수요가 크다. 전통적인 보험회사는 자사 임직원에게 각종 책임 보장, 사이버범죄 보장 등의 요건을 제공하길 꺼려왔다. 여기서 기회를 포착한 보험회사 렘은 소프트웨어 코드 분석, 지불준비금 관행, 감사 정책 등을 기반으로 가상자산 업체에 대한 위험을 평가하는 방법을 내놓았다. 그 결과 버뮤다 규제 기관으로부터 IIGB(Innovative Insurer General Business)라는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렘의 사업은 지난 3년간 호황을 누렸다. 그리고 이제 CEO 조는 여행자가 항공편을 구입할 때 보험에 가입하듯 누구나 가상자산 지갑에 토큰을 추가할 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는 보험회사는 비단 렘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경쟁사로 최근 버뮤다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한 스마트계약 개발업체 퀀트스탬프의 자회사 체인프루프가 있다. 체인프루프는 자칭 ‘세계 최초로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은 스마트계약 보험회사’로 디파이 예금자에게 보증금 비율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고, 코드에 기술적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전액 환불을 보장한다고 약속하고 있다. 

넥서스 뮤추얼, 인슈어에이스 같은 다른 보험업체의 경우 분산형 기반으로 운영되므로 그 자체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들 프로젝트는 토큰 보유자간 위험을 분배하고 스마트계약을 이용해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 결제를 자동화한다. 커버프로토콜 같은 일부 프로젝트는 자체 스마트 계약이 공격받고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자유롭게 운영된다. 

이러한 보험사의 보안 및 표준은 보험사가 다루는 스마트계약의 신뢰성과 함께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체이널리시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월은 가상자산 해킹 공격에 있어 최악의 달이었다. 10월 1일부터 13일간 7억18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이 집계됐다. 현재 디파이 채택이 증가하려면 고객 및 자산 보호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여기서 보험은 재정적 지원 제공 뿐만 아니라 고객의 자금 보호에 모범사례를 선보이고 장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자동차 보험사의 요구가 자동차의 여러 안전기능 채택에 영향을 미쳐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장려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디파이 업계는 결국 보험업계의 도움으로 생태계 전반의 위험을 좀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버뮤다 같은 혁신적인 보험 국가는 이러한 노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있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주제의 이 칼럼은,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분석한다.

영어기사 : 최윤영 번역, 선소미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키워드

#칼럼
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is CoinDesk's chief content officer. Previously, Casey was the CEO of Streambed Media, a company he cofounded to develop provenance data for digital content. He was also a senior advisor at MIT Media Labs'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a senior lecturer at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Prior to joining MIT, Casey spent 18 years at The Wall Street Journal, where his last position was as a senior columnist covering global economic affairs. Casey has authored five books, including "The Age of Cryptocurrency: How Bitcoin and Digital Money are Challenging the Global Economic Order" and "The Truth Machine: The Blockchain and the Future of Everything," both co-authored with Paul Vigna. Upon joining CoinDesk full time, Casey resigned from a variety of paid advisory positions. He maintains unpaid posts as an advisor to not-for-profit organizations, including MIT Media Lab'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The Deep Trust Alliance. He is a shareholder and non-executive chairman of Streambed Media. Casey owns a small amount of bitcoin.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