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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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의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의 혼란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 못지 않은 파급력에 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은 촉각을 곧두세울 수 밖에 없다.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자오 창펑 바이낸스 대표는 “(FTT 매도는) 루나에서 배운 위험 관리 전략”이라고 말해 FTX가 몰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FTX 사태와 테라·루나 사태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자의적으로 발행한 토큰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받은 뒤 이를 반복하는 ‘플라이휠 스킴(flywheel scheme)’이 문제의 발단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10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의 통화에서 “FTX가 자의적으로 발행한 거래소 토큰(FTT)을 가치가 있는 것처럼 사용했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루나도 테라(UST)를 발행하는 데 담보물로 활용했다. 채굴 같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은 자산을 담보로 잡고 과도한 레버리지를 쓰다가 연쇄적으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코드로만 발행한 토큰이 안정적인 담보물 역할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다. 

FTX의 유동성 위기는 지난 2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US의 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한 자산의 대부분이 FTX의 거래소 토큰인 FTT로 채워져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두 회사 모두 샘 뱅크먼 프리드가 세운 회사다. 지적된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FTX가 FTT를 발행하면 알라메다 리서치가 이를 사들인 다음 FTT를 담보로 투자나 대출을 받는다. 확보한 현금으로 FTT를 추가로 사들이면 FTT 가격이 올라가고, 알라메다 리서치의 장부상 자산 가치도 오른다.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는 이를 반복하면서 투자 규모와 영역을 넓혀왔다. FTT 가격이 오를 때는 문제가 없지만,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구조였다.

백훈종 샌드뱅크 이사는 “두 회사가 자체 발행한 토큰을 수중에 확보하고 가격을 올린 다음 회사 장부 가치를 부풀리는 데 활용했다“며 “알라메다 리서치가 투자를 추가 유치하고 담보대출을 받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레버리지가 FTX의 성공 비결이자 몰락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경필 쟁글 분석팀장은 “알라메다 리서치는 2017년 설립 이후 퀀트와 레버리지 전략을 통해 운용 자금을 크게 늘렸다“며 “전반적인 시장의 하락세와 유동성 고갈로 담보 자산인 FTT가 흔들리면서 FTX제국은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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