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가 머클트리 방식으로 준비금 증명을 할 때 ‘영지식 증명’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각) 이더리움의 비탈릭 부테린 창업자는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안전한 중앙화 거래소(CEX)가 되기 위한 방법을 제안했다. 특히 거래소들이 진행 중인 머클트리 자산 증명에 영지식 증명(ZK-SNARKs)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이낸스의 창펑자오 최고경영자(CEO)는 부테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창펑 CEO의 발언에서 거래소들의 머클트리 준비금 증명이 시작된 만큼 영지식 증명 방식까지 함께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창펑 CEO는 “부테린의 제안인 영지식 증명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며 “바이낸스가 이를 구현해 오픈소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Vitalik's new ideas. Working on this.
Just don't read the title aloud around people (Vitalik wrote it).https://t.co/AtR6KiSx5B
— CZ Binance (@cz_binance) November 19, 2022
머클트리는 블록체인에서 블록 하나에 포함된 모든 거래 정보를 요약해 나무 형태로 표현한 데이터다. 영지식 증명은 자신이 지닌 비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상대방이 거래 정보를 유추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증명 방식으로, 암호화폐 사용자와 거래 방식의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일종의 거래 형태를 말한다.
부테린은 “머클트리 기술은 기본적으로 책임 증명 방식만큼 훌륭하다”며 “여기에 영지식 증명 기술을 머클트리에 적용하면 프라이버시까지 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용자 자금을 '발리디움 스마트컨트랙트'와 같은 형태로 보관해야 한다고 짚었다. 발리디움이란 영지식 증명을 통해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높인 레이어2 솔루션을 뜻한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명목화폐 생태계에 적합한 신뢰 모델을 참고해 발전시켜야 한다”며 “전통시장 시스템들의 장단점을 평가하면서 거래소의 준비금을 확인하기 위한 자산 증명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머클트리를 이용한 거래소 잔고 증명은 꽤 오래전부터 제안된 방식”이라며 “단순히 머클트리만 사용할 경우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머클트리나 영지식 증명 방식이 무조건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영지식 증명은 매우 엄격한 수학적 증명이 필요해 시스템이 복잡해진다. 따라서 시스템 설정이 조금만 바뀌어도 영지식 증명이 유지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지식 증명을 쓸 경우 연산량 증가로 인한 시스템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올바른 이해 없이 맹목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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