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규제 원년'을 맞아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국내 현황은 물론 국외 규제 상황을 두루 짚어보는 새해 기획을 시리즈로 연재 중입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암호화폐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에 대해 업계, 법조계, 학계 내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도 모아봤습니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일평균 거래 규모는 1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 규모는 21조1000억원으로, 암호화폐시장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빠르게 성장한 건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각국 정부들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암호화폐 시장 관리감독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회에서 관련 기본법만 10개가량 발의하는 등 입법에 나서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자본시장법을 참고로 하고 있어 산업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로 활동 중인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와 최근 만나 국내 암호화폐 정책과 산업 현황, 향후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에 서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 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 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

 

21세기 산업, 정책 방향성 결정 중요

유럽,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지난해부터 암호자산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중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단독 법안인 미카(MiCA)를 제정하며 선진적으로 입법을 추진 중이다. 주요 국가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명칭 정립부터 정의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나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용어에 대한 통일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최화인 대표는 "금융위원회에서도 증권형토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아직 나오지도 않은 상태"라며 "국회에 발의된 기본법의 역외규정 조항도 프로젝트 투자 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크립토(암호화폐)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물론 금융과 기술을 하나로 입법화하는 건 상당한 전문성과 미래 전망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필요로 하는 일로, 크립토 산업 규제 마련에 대한 어려움은 세계 모든 국가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규제와 제도는 산업을 진흥시키는 중요한 정책 인프라로 유럽은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짚었다.
 

토큰 활용한 '화폐 인터넷' 시대가 오고 있다

최 대표는 암호화폐 산업이 필요한 이유로 향후 새로운 금융시스템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크립토 산업의 가장 큰 매력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제시했고,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프로젝트들도 토큰 발행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의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장에 있는 프로젝트들은 탈중앙화와 개인의 정보보호, 데이터 위변조 불가 등의 기술적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람들이 블록체인에서 열광한 건 토큰이 제공해주는 금융적 편의성과 투자의 용이성"이라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암호화폐가 단순 투자 상품의 영역을 뛰어넘어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마련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그 자체는 아직 초기 단계로 산업적 활용성이 생기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기술적 한계에도 금융 인프라로는 지금까지 없었던 방편을 마련해줬고 향후에도 가장 큰 가능성은 금융의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립토를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와 플랫폼의 독자적 경제구조가 생겨날 것이고, 이들은 온라인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이런 온라인상의 경제구조를 기반으로 한) '화폐 인터넷' 혹은 '웹3.0'이라고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사례만으로 규제한다면 인프라 아닌 '허들'될 뿐

한국은 세계에서도 암호화폐에 관심이 높은 시장으로 손꼽힌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힐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비트코인 거래량은 미국에 이어 한국이 가장 많았다. 미국은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어느 국가보다 개인이 높은 비율로 암호화폐 투자를 경험한 셈이다.

최 대표는 "개인 투자 비율이 높다는 점을 두고 한국인의 투기심리가 높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더 나은 삶과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는 간절함이 기술에 대한 이해나 거시경제에 대한 지식과 결합한다면, 한국의 크립토 산업 경쟁력을 이끄는 주요한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립토 시장은 파생금융적 성격을 갖고 있어 작은 문제가 생기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몇 번의 케이스로 인해 산업 전체를 저해하는 규제가 도입된다면 그건 '규제 인프라'가 아닌 '규제 허들'에 불과하다"고 했다.

최 대표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전통 금융시장과 신흥 금융시장의 싸움으로 규정되지 않기 위해선, 물줄기가 제대로 흐를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제이 기자 안녕하세요, 코인데스크 코리아 김제이 기자입니다. 국내 정책·규제, 산업을 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늘 깊고 정확하게 보겠습니다. 기사에 대한 피드백은 댓글과 메일, 트위터 모두 환영합니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Hi. I'm Jey Kim, a reporter for CoinDesk Korea. I cover policy, regulation, and the web3 industry. If you have some feedback on articles, Please send it via comments, email, and Twitter.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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