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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변호사의 로우킥(Law Kick)
[한서희 변호사의 로우킥] 안전하게 오프라인에서 분리보관해야
한국 가상자산 수탁제도가 미국, 일본, 홍콩에서 배울 점
2020. 12. 05 by 한서희
수탁(커스터디). 출처=Jan Antonin Kolar/Unsplash
수탁(커스터디). 출처=Jan Antonin Kolar/Unsplash

최근 KB국민은행이 디지털자산 수탁사에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수탁 제도와 기술방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20년 3월 가상자산 수탁업자에 대한 신고제를 시작하는데요. 앞서 제도를 마련한 미국, 일본, 홍콩의 사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법률적으로 수탁(커스터디)업은 기존의 신탁업을 전제로 합니다. 신탁이란 자신의 자산을 스스로 관리하지 않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대신 관리하게 만드는 법률관계입니다.

신탁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펀드 상품도 신탁을 활용하여 펀드 자산을 관리하고 있고, 퇴직연금제도 역시도 신탁을 통해서 퇴직연금 자산을 관리 및 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가상자산 수탁업도 고객의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미국의 가상자산 수탁 제도

미국의 대형 가상자산 수탁사인 비트고(BitGo)는 사우스다코타 주정부의 신탁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미국의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는 뉴욕주 은행법상 인가를 받아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를 운영하고 있고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디지털자산 증권의 브로커딜러 수탁' 성명서에서 가상자산 수탁 역시 일반 신탁법상 요구되는 수탁자의 선관주의 의무가 요구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사업자 역시 고객의 증권과 현금을 대신 보관하는 브로커 딜러의 재정적 의무를 강화하기 위한 지침인 규칙(Rule) 15c3-3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SEC는 가상자산 사업자는 반드시 고객 자산을 자신의 자산과 분리보관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또한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연방은행의 가상자산 수탁업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내용이 담긴 법령해석 의견서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연방은행이 가상자산 수탁업을 겸영 업무로 수행할 수 있는지 질의한 데 대해 OCC가 긍정적으로 답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Kraken)은 지난 9월 와이오밍주에서 은행업(특수목적 예치기관(SPDI) 인가를 받았습니다. 이미 와이오밍주법은 가상자산 수탁을 신탁법상 수탁서비스 일종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Wyoming Statutes Title 34. Property, Conveyances and Security Transactions § 34-29-104. Digital asset custodial services

"수탁 서비스란 고객의 통화와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이 신탁법상 요건에 따라서 수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면, 이를 근거로 은행업 인가까지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고객자산의 분리보관

앞으로 가상자산 수탁업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우선 거래소 고객의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개정 자금결제법에 따르면, '암호자산 교환업자' 즉 거래소는 고객의 자산과 자신의 자산을 분리 보관해야 합니다. 이는 현금자산과 가상자산 모두에 해당합니다.

또한 거래소는 교환 서비스의 원활한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범위를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을 콜드월릿(Cold Wallet)과 그와 유사한 매체에 보관해야 합니다.

이 법의 콜드월릿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콜드월렛 용어와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자금결제법은 사용자의 개인키(Private Key)를 전송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항상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동일한 안전수준의 기술적 보안 조치가 구현된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합니다. 

즉, 개인키의 보관, 전송, 그리고 서명과정이 완벽하게 오프라인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걸 의미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일부에서는 '딥콜드 스토리지(Deep cold storage)' 방식이라고 합니다.

홍콩도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거래소 운영자는 가상자산 도난이나 사기, 해킹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상자산 입출금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반드시 콜드 스토리지 방식으로 고객 자산을 별도 보관해야 합니다.

이러한 규정이 있는 홍콩, 일본의 거래소는 고객의 가상자산을 수탁 서비스를 통해서 보관할 것이고, 고객의 가상자산은 완전한 오프라인 상태인 '딥콜드 스토리지' 방식으로 보관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도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를 2021년 3월부터 시행합니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고객 자산을 좀 더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수탁업의 활성화와 함께 '딥콜드 스토리지' 콜드월릿 규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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