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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다시 생각하다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36화
블록체인 그리고 당신의 데이터
2020. 12. 21 by Michael J Casey
출처=언스플래쉬
출처=언스플래쉬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인간됨이 모두 디지털의 영향을 받게 됐다. … 디지털을 사용하고, 데이터를 넘겨주거나 교환하지 않고서는 인간으로서 살아가기가 정말 어려워졌다.”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 인간의 통찰력을 접목하는 서든 컴퍼스(Sudden Compass)의 공동 창립자이자 기술 민속학자인 트리샤 왕이 한 말이다.

그의 발언을 통해 우리는 거대 인터넷 기업들의 데이터 독점력을 둘러싼 논쟁에 무엇이 달렸는지를 알 수가 있다. 바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란 정의에 관한 미래다.

새천년이 밝아 ‘인터넷2.0’ 시대가 열린 이후 처음으로 유명 소셜미디어, 검색,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실존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거세지고 있는 반독점 소송 같은 법적 문제 때문일 수도 있고, 이들 거대 플랫폼들의 중앙화된 모델에 맞서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내놓는 새로운 대안들 때문일 수도 있다.

왕은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에 출연해 인터넷 상호작용에서 데이터가 하는 역할을 더 잘 이해하기 전까진 이런 반응들이 의미 있는 대안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관계”라고 말한다.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같은 플랫폼들이 사용하는 알고리듬은 이용자의 이름, 주소, 소득처럼 정적이고 단순한 정보가 아닌 이용자의 타인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이터에 높은 가치를 둔다. 이런 데이터를 얻기 위한 이 기업들의 상업적 이해관계가 실질적인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데, 그 이유는 왕이 말한 것처럼 사회적 관계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싫으면 그냥 안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순진한 생각인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페이스북이나 왓츠앱(WhatsApp) 같은 서비스는 없어선 안 될 수단이 됐다. 사람들은 이 서비스들을 통해 일자리를 찾고, 사업을 하며,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냥 사용을 중단하고 탈퇴해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들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음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왕은 이런 구조가 경제적 관계의 불균형을 가져온다며 이를 20세기 기업도시에 비유했다. 기업도시에선 고용주인 기업이 직원들에게 거처를 마련해주고 음식을 제공해주지만, 정작 직원들은 본인이 제공하는 노동의 실제 가치를 알지 못한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의 내부 고발자 브리타니 카이저 같은 사람들이 이끄는 ‘당신의 데이터(own your data)’ 운동도 해답이 되지 못한다. 사회적 관계와 인맥 없이 이용자의 정보만으론 그리 가치가 없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계산에 의하면 기본적인 데이터 정보를 값으로 환산해보면, 1인당 1달러가 채 안 되는 값어치를 지녔을 뿐이다. 그런데도 현재 우리가 이 거대 플랫폼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깨닫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 불균형은 페이스북과 구글로 흘러 들어가는 광고비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주체이자 거대 플랫폼들과 그들의 광고주들이 수익창출원으로 이용하는 대중을 구성하는 이용자들에 관한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쇼사나 주보프 교수의 저서 ‘감시 자본주의 시대’에도 잘 묘사돼 있듯, 우리는 기업들이 우리의 정보를 이용해 우리의 행동을 바꿔놓는 견고한 피드백 고리 안에 갇혀있다.

이번 주 팟캐스트의 또 다른 초대 손님인 메타미(metaMe)의 CEO 델리 아탄다가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자사의 사업을 일컬어 인권보호를 실천하는 일이라고 설명한 이유다. 그는 그런 시장을 만들고, 사람들의 정보가 지닌 가치를 의미 있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낼 때 비로소 우리의 디지털 삶에서 대리 주체들을 올바로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언스플래쉬
출처=언스플래쉬

아탄다는 “크기(바이트)뿐만 아니라 민감도나 식별성에 근거해 측정할 수 있는 계산 단위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는 정보가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쓰일지 아니면 해롭게 사용될지를 결정짓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의 거버넌스 구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역할은 향후 블록체인 기술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 시장 구조가 더욱 탈중앙화되고 개방형일수록 데이터에 대한 궁극적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생각이 더욱 확고해진다.

지난 한주간 우리 사회의 중앙화된 시스템들이 데이터 장애에 취약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한 탓에 이 모든 주장은 특히 시의성이 높아 보인다.

구글 서버가 다운돼 여러 기기들의 사용에 문제가 있었으며, 소프트웨어 기업인 솔라윈즈(SolarWinds)는 해킹 공격을 받아 수많은 미국 정부 기관들의 데이터가 영향을 받았다. 또 지난달 치른 미국 대선에서는 미시건주의 투표 장비와 관련해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체 선거 시스템에 관한 신뢰에 흠집이 났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에서 이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실질적 음모론을 입증하진 못했지만 말이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탈중앙화를 고려해볼 만한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탈중앙화는 프로세스를 비효율적으로 만든다. (반대로 대부분 아주 원활하게 돌아가는 구글 시스템을 생각해 보라) 우리가 탈중앙화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내가 행사한 표의 개표가 정확히 진행되는지, 또는 가장 많은 돈을 낸 기업에 내 정보가 팔리거나 조작되지는 않는지 여부 정도는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사람들이 자기 삶에 대한 권한을 되찾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같은 탈중앙화된 해결책들은 많은 비용이 들고 복잡하다. 전 세계 문제들을 한번에 해결할 만능 해결책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탈중앙화를 고려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거창하게 말하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 달린 문제기 때문이다.

 

저항선 돌파

우리는 지난주 중반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히 오르던 과정을 지켜보며, 시장에서 상징적인 숫자가 중요하단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2만달러는 가격 자체만 놓고 보면 1만9999달러, 2만1달러와 다를 바 없다. 특별한 의미가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비트코인(BTC)이 2만달러를 돌파하기 전과 후의 가격 변동 추이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2만’이란 숫자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단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마침내 2만달러 돌파한 비트코인. 출처=코인데스크 BPI
마침내 2만달러 돌파한 비트코인. 출처=코인데스크 BPI

비트코인이 2만달러를 돌파할 기회는 이달 초 두번이나 찾아왔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1일 비트코인은 1만9920달러라는 신고점을 기록하며 2017년 말 급등장에서 세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때 투자자들이 걸어놓은 매도 주문이 2만달러 바로 아래 대거 포진하고 있었고, 3년 이상을 기다린 사람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매수세가 가격을 밀어 올릴 때마다 쌓여 있던 매도 물량으로 인해 저항선이 형성됐다.

하지만 그 많은 매도 물량이 다 소진되고 난 다음 어떻게 됐는지를 보라. 매수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 올려 2만달러 선이 돌파된 후 저항선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단 24시간 만에 비트코인 가격은 4천달러나 더 올랐다. 매도 주문이 2만달러 이상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나 당분간은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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