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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진의 퀀트 트레이딩
칼럼
비트코인 투자자, 미 국채금리 주목해야
2021. 04. 05 by 권용진
1979년 미국 국채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1979년 미국 국채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암호화폐 시장은 주식 시장과 비교해 재무제표나 공시와 같은 펀더멘탈 데이터가 부족하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주로 가격 데이터와 뉴스에만 의존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거시경제와 관련 지표나 뉴스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어떤 시나리오가 있는지, 무엇을 눈여겨봐야 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 시장이 미국 국채 금리에 주목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가 대체 무엇이길래 시장이 주시하는 걸까?

출처=Karolina Grabowska/pexels.com
출처=Karolina Grabowska/pexels.com

미 국채의 중요성

미 국채란, 말 그대로 미국 정부가 돈을 빌리는 것이다. 미 국채는 미국 재무부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주 정부나 지방기관에서 발행하는 채권보다 더욱 안전하다. 미 국채 금리는 미국 재무부가 달러를 빌릴 때 내는 이자를 뜻한다.

미 국채 금리는 몇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나는 모든 채권 이율의 기준이 된다. 다른 채권 이자들은 미 국채 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다른 모든 금리가 상승할 확률이 높다.

두번째는 안전자산의 최소 수익률로 자리매김한다. 돈을 빌려 간 미국 정부가 부도나는 확률은 매우 낮으니, 미 국채 금리가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수익을 내는 마지노선이 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10년물, 10년 동안 미국 정부가 돈을 빌리는 상품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현재 10년물 금리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하여 1.5% 수준까지 올랐다. 미 국채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경기가 불안하거나 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 매수하고 이로써 금리가 낮아지게 된다. 반대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나 신호가 나오기 시작하면 금리가 점점 상승한다.

출처=한겨레
출처=한겨레

 

미 국채금리와 주식시장 상관관계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시장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국채 금리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위험 자산(주식 등)으로 얻는 수익보다 채권 수익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보다 채권 시장을 선호하게 되면서 주식 시장이 타격을 받게 된다. 실제로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나스닥 시장이 직접적으로 조정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지금은 위험자산 수익률이 여전히 높아서 국채 금리의 상승이 무조건 주식 시장에 악영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 차트에 따르면, 주식 실적이 탄탄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금리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그러나 주가에 거품이 있는 등의 경우, 금리와 주가가 반비례한다.

비트코인은 어떨까?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으로 간주돼 국채 상승에 따른 주가의 움직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안전자산 수익률의 상승과 대출 금리의 상승이 비트코인 시장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비트코인 투자자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강해서 국채 투자 수익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비트코인 시장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이동하지는 않는다. 이 점이 주식 시장과의 차이점이다.

미국 국채 금리와 나스닥(NASDAQ) 지수 상관관계. 출처=미국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
미국 국채 금리와 나스닥(NASDAQ) 지수 상관관계. 출처=미국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

 

비트코인과 레버리지

오히려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국채의 기본 속성인 대출 금리와 채권 수익률의 기준이 된다.

투자자들은 주로 대출을 끼는 등 레버리지(차입금 등 타인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수익률을 높이는 구조)를 이용하는 식으로 자산에 투자한다. 마치 부동산을 구입할 때 100% 현금으로 사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를 이용한 갭투자를 택하는 것과 유사하다.

비록 암호화폐는 파생상품이나 담보 대출 상품이 많지 않지만, 여전히 투기 시장인 만큼 레버리지가 큰 비율로 들어간다.

높은 레버리지 비율은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2008년 당시 레버리지로 인한 이자 비용이나 청산 비용이 주택 시장의 상승 여력을 넘어선 결과, 금융 시장이 붕괴했다.

기술주 시장이나 비트코인 시장은 펀더멘탈 성장으로 인해 그 가격이 상승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낮은 이자율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상승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레버리지로 인한 상승 여력과 (금융위기 때처럼) 레버리지로 인한 붕괴 모두 기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리를 빼놓고 비트코인 시장을 설명할 순 없다.

주요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별 마진 비용 이미지. 출처=CoinGekko
주요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별 마진 비용 이미지. 출처=CoinGekko

 

비트코인 시장 금리, 마진 비용

현재 비트코인 시장의 금리는 선물 거래소의 마진 비용에서 찾을 수 있다. 유명한 선물 거래소인 바이낸스, FTX, 비트멕스, 바이빗 등을 조사해보면 마진 비용이 하루 0.03% 정도로 형성됐다. 연이율로는 10~12% 정도 수준이다.

이미 금리가 높은 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률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국채 금리가 1% 이상 상승한다면 비트코인 연이율 또한 상승할 여력이 있다. 그 여력을 알아보기 위해 선물 포지션이 열려있는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주요 선물거래소의 마진 포지션은 약 5조원 정도 된다. 연간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5000억원 정도에 달한다.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등을 포함한 암호화폐 기관끼리의 채권 시장도 마진 포지션과 비슷한 규모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 기준 약 1% 수준이다.

비트코인의 가격 향방을 선제적으로 알기 위해선 미 연준의 기준금리 움직임과 이에 따른 마진 포지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예를 들어,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매일 부담하는 대출 이자 비용도 높아진다. 이로써 마진 포지션이 청산되는 비중이 커진다면 비트코인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이 없다면 비트코인 시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억해야만 한다.

미 연준이 대규모 양적 완화를 진행했기에 금리는 궁극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결국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레버리지 타격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비트코인 시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금융위기 때처럼 붕괴할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컴퓨터과학, 응용수학을 복수 전공한 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일했다. 지금은 디지털자산 운용사 비브릭에서 전략이사로 일하고 있다. 책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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