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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다시 생각하다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61화
[마이클 케이시] 가격 변동성과 장기 투자
2021. 06. 28 by Michael J Casey
버블이 붕괴된다고 해서 암호화폐 기술 자체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장기적인 시각으로 암호화폐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벤처캐피털 투자가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다. 출처=Elle Edwards/Unsplash
버블이 붕괴된다고 해서 암호화폐 기술 자체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장기적인 시각으로 암호화폐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벤처캐피털 투자가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다. 출처=Elle Edwards/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변동성이란 암호화폐 투자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최근 몇 개월간 가파르게 요동쳤던 가격 움직임으로 인해 수천억 달러가 생겼다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것을 보며 우린 이 같은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하지만 심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자금이 암호화폐 프로젝트로 몰리고 있다. 아래서도 말하겠지만, 아마도 투자자들이 가치평가 시 변동성 문제를 이제는 익히 잘 아는 요소로 여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요즘 호황을 누리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는 상호 운용성 프로토콜이 있다.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이란 서로 다른 블록체인간 통신을 가능케 하고, 중앙화된 중개 주체 없이 다른 블록체인으로 자산을 보낼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변동성 50%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고로 봄이란 생명이 다시 생동하고 성장하는 계절이지만, 올해 암호화폐 시장은 예외였다.

지난겨울, 날개를 단 듯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비트코인(BTC)은 춘분이었던 3월 20일에 고점을 기록하더니 하지인 이달 21일까지 무려 52%씩이나 하락했다.

이더(ETH)의 경우, 초봄에는 꽤 괜찮은 움직임을 보였다. 3월 20일 기준 개당 1800달러를 기록했던 이더는 랠리를 이어가며 5월 11일 4382달러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 후 40일 동안 그간의 상승분을 거의 다 잃고 현재는 2천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NFT(대체불가능토큰) 경매에서 수천만 달러에 거래되던 디지털 아트 작품도 같은 기간 동안 거래가 줄어 낮은 가격에 간간이 거래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처럼 완전히 상반된 시장 움직임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낮은 가격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해 신규 매수자들이 진입할 기회를 줌으로써 가격이 오르게 될까?

지난 2018년처럼 1년 이상 보합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암호화폐 개발자들은 계속해서 신규 프로젝트에 매진하는 시기가 또 한 번 찾아올까?

아니면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유명 공매도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가 경고한 대로 버블이 터져서 돼 일반 투자자들이 국가 규모의 손실을 입게 되는 불길한 미래가 올 것인가?

나는 그 답을 알지 못한다. 만약 내가 정답을 안다면… 그다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 것이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암호화폐 시장에서 변동성이란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 특징임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변동성은 늘 있다. 설령 경제 안에서 틈새 역할을 하는 기술이 아닌 인터넷처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될 만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가격 등락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다행인 건 가격 폭락이 오더라도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이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암호화폐 업계에 장기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안정성이란 불가능하다

나는 언제나 “비트코인은 심한 변동성 때문에 유용한 교환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일축하는 경제학들의 말에 불만이 있었다.

만약 그 말이 맞다면 법정화폐를 대체할 화폐는 앞으로도 절대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새로운 화폐 기술이 사회에 도입되는 순간 바로 ‘대중화’와 ‘가격 안정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로저스 E.(2003)의 저서 ‘혁신의 확산’에서 발췌해 만든 그래프. 출처=루이사 F 카스트로/리서치게이트
로저스 E.(2003)의 저서 ‘혁신의 확산’에서 발췌해 만든 그래프. 출처=루이사 F 카스트로/리서치게이트

물론 정부가 과세할 때 사용하는 강제력이 암호화폐에는 없다. 그 말은 즉, 모든 신기술이 개발 단계 이후 겪게 되는 ‘로저스의 혁신수용 커브’를 암호화폐도 거쳐야 한다는 말이다. 에버렛 로저스가 1953년 ‘혁신의 확산’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이 벨 커브는 기술이 소수의 혁신자들로 시작해 그보단 많은 수의 얼리어답터를 거쳐 중간을 차지하는 조기 다수와 후기 다수 수용자를 지난 후 우측 가장 마지막에 있는 지각 수용자들에게 수용되는 일련의 수용 주기를 설명한다.

유동성 자산과 직접 연계되지 않은 기술의 경우 이 프로세스가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수용 커브의 진행 과정에 투기 기회가 끼어있을 때 해당 자산의 가격은 기술 자체의 수용 단계와 상관없이 과도한 상승과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90년대 말 형성 직후 바로 붕괴한 닷컴 버블이었다. 당시 인터넷이 개발되면서, 시장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진정한 잠재력이 있다며 인터넷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고, 그로 인해 온라인 업계가 가진 수익 창출 능력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특히나 암호화폐 기술은 이런 등락이 큰 폭으로 나타나기 쉽다.

먼저, 앞서 말한 대로 전 세계적으로 진정한 영향력을 갖기 위해선 기술이 굉장히 널리 보급돼야 하는데, 이 말은 암호화폐 기술이 대중화를 이룬 뒤 그에 따른 안정성까지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란 뜻이다.

또한 암호화폐 기술이 향후 매우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 생각해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 수익률을 높게 예상하는 것도 한 이유다. 이렇게 고평가된 가치 때문에 상승 랠리에서 나 혼자만 소외될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이른바 FOMO(포모, fear of missing out) 투자자들이 모멘텀에 기반해 투자에 대거 뛰어들면서 과도한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데, 이렇게 오른 가격은 중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혁신을 일으킬 잠재력을 가졌다는 건 불가피하게도 기존 금융 시스템 내 기득권과 그들을 돕는 정부와의 충돌을 야기한다.

잠재적인 변화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규제 체계에 대한 도전을 의미하며, 그로 인해 정책 리스크가 생기고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이들은 떠오르는 기술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게 돼 있다. 지난봄 암호화폐 대량 매도 사태 이후 중국 당국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테슬라(Tesla)의 CEO 일론 머스크와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 같은 정계 지도자들이 환경적 영향을 이유로 비트코인을 비난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또한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통화 확대정책을 실시해서 암호화폐 같은 투기성 자산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렸다는 점 역시 잊어선 안 된다.

이 모든 것이 지금 같은 시기에 호황과 버블 형성과 붕괴, 파산이 불가피한 일이라는 것을 설명해준다.

출처=Anna Nekrashevich/Pexels
출처=Anna Nekrashevich/Pexels

하락장에서 투자하라

그동안 암호화폐 시장은 2014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쳐 버블 붕괴가 기술 자체의 실패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닷컴 시대에 가격 등락에 개의치 않고 인터넷 기술에 투자했던 이들처럼 뚝심 있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끈질기게 버티면 수익을 낼 기회가 계속해서 생길 거란 확신을 갖게 됐다.

또 자금력을 갖춘 주류 기관 투자자들도 이 같은 교훈을 얻었다는 증거가 있다.

코인데스크의 더 브레이크다운(The Breakdown) 팟캐스트 진행자 나타니엘 위트모어는 지난 23일 방송에서 최근 수많은 벤처캐피털, 기관 투자자, 기업, 유명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며 그 목록을 열거했다. 그중에는 NFT 프로젝트에 1억 달러를 투자한 폭스 엔터테인먼트(Fox Entertainment), 3억14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성한 디파이(DeFi) 블록체인 솔라나(Solana), 2억3000만달러를 유치한 비트다오(BitDAO), 디지털 자산 투자기업 갤럭시디지털(Galaxy Digital)과 투자 제휴를 맺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스위스에서 비트코인 거래와 수탁 서비스를 개시한 스페인 대형 은행 BBVA, 암호화폐 전담 사업부를 신설한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블록체인 캐피탈(Blockchain Capital)이 총 3억달러 규모로 조성한 투자 펀드에 참여한 비자(Visa)와 페이팔(PayPal), 3억8000만달러라는 자금을 조성한 하드웨어 지갑 레저(Ledger)가 있었다.

그 후 24일에는 유명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에서 세 번째 암호화폐 펀드 출시를 위해 22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지난 22일 디지털자산시장협회(Association for Digital Asset Market)가 주최한 콘퍼런스 중 내가 사회를 봤던 패널 토론에서 패러택시스 캐피탈(Parataxis Capital)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인 더자스 날발과 CMT 디지털(CMT Digital)에서 거래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브래드 코에펜은 패밀리 오피스와 대학 장학기금 등 비트코인에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의 변동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구성 시 암호화폐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를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 있던 자금이 더 많이 유입될수록 결국 암호화폐 시장의 안정성 측면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선물 등 더 복잡한 형태의 파생상품이 거래될 경우 이러한 기관 투자자들의 위험 헤지를 도와 시간이 갈수록 가격 변동성은 차차 줄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는 여전히 널뛰기 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이들은 미국 초단기 국채를 알아보는 게 나을 듯하다. 그리고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당분간 배짱을 두둑이 할 필요가 있다.

 

변동성 분석

지난달 중순, 옵션 변동성은 매우 높은 수준까지 급등했다. 1개월물 등가격(ATM) 옵션 변동성이 연율로 환산해 150%까지 치솟았다. 옵션 변동성이란 가격 변동에 대한 기대치를 측정하는 것으로 매수가를 결정짓는 요인이 되며, 옵션이 제공하는 가격 보호장치다.

그러던 지난달 24일, 옵션 변동성이 과거 평균치인 75%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123%를 기록하던 때 코인데스크US가 흥미로운 흐름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옵션 트레이더들이 파생상품 거래 시 높은 암호화폐 가격을 이용해 풋옵션(옵션 거래에서 특정 자산을 미래의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을 더 많이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하락장세에서 트레이더들이 변동성 전망에 대해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이에 책임을 진다는 신호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나는 최근에 나타난 변동성 움직임을 살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트코인은 또 한 번의 대량 매도세로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지난 22일 비트코인 현물가의 3만달러선이 붕괴됐다. 다음은 코인데스크 리서치의 슈아이 하오가 스큐(Skew) 데이터를 이용해 만든 차트다.

(슈아이 하오/코인데스크) 출처=스큐
(슈아이 하오/코인데스크) 출처=스큐

차트 오른쪽의 세 번째로 높은 고점이 지난달 150%(연율 환산)까지 급등한 등가격 옵션 변동성이다. 가장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6월 4째주 초에 약 110%까지 소폭 증가하다 23일~24일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하면서 다시 100%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여전히 75%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이긴 하나 지난달처럼 최근의 가격 폭락이 높은 변동성 기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당시 풋옵션을 판매했던 옵션 트레이더들이(물론 현물가 하락에 울상이 됐겠지만) 현재 막대한 수준의 손실을 보고 있진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코인데스크 코리아 임준혁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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