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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과 기자 사위의 좌충우돌 암호화폐 투자 이야기 3

"사위, 나라에서 코인을 만들면 비트코인 안 없어지나?"

2021. 08. 01 by 박근모
출처=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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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은 지방에 사시는 70대 노인이다. 취미 삼아 소규모 농사를 짓지만, 본업은 사업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암호화폐를 점 찍었다. 장인과 블록체인 전문 기자 사위의 암호화폐 투자 이야기를 풀어본다.

이게 무슨 소리지? 국가에서 코인을 만든다니? 도통 이해가 되질 않았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 코리아에서 기자 생활을 하고 있지만, 모르겠다.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아버님, 나라에서 코인을 만든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허허, 사위는 코인 기사를 쓰면서도 그런 것도 모르는가. 그래서 기자를 어떻게 하려고"

장인은 텔레비전 앞 탁자에 놓인 메모지를 보여줬다. 거기에는 'CBDC'라는 네 글자가 적혀있었다.

"이거 말이야. 나라에서 코인을 만든다는 말 아닌가?"

그제야 장인의 질문이 이해됐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말 그대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의미한다.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중국 인민은행, 일본 중앙은행(BOJ) 등 각 국가의 법정화폐를 발행하는 은행이 바로 여기서 말하는 중앙은행이다.

쉽게 말해 CBDC는 돈이 종이가 아니라 포인트처럼 디지털로 발행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디지털은 위·변조나 복사가 쉬운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CBDC의 큰 틀이다.

장인의 생각에는 손으로 만질 수 없다는 점에서 디지털화폐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와 같은 종류로 느껴졌던 거다.

"아버님, CBDC는 한국은행이 디지털로 돈을 발행하는 거예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누구나 발행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죠."

장인은 궁금했던 게 그게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장인이 진짜 궁금한 내용은 따로 있었다. CBDC와 비트코인이 모두 디지털화폐라면 결국 국가에서 발행하는 화폐만 살아남지 않겠냐는 거다.

"곧 CBDC가 나온다니 비트코인 투자는 위험하지 않나?"

일견 일리가 있는 생각이다. "CBDC가 나오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나 스테이블코인은 필요 없어질 것", "CBDC가 나오면 비트코인 수요가 줄 것" 등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각국 금융당국 수장의 생각도 비슷하다.

CBDC로 시작한 장인과의 대화는 돌고 돌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투자 이야기로 자연스레 넘어갔다.

"주변에 비트코인을 샀다는 친구가 있는데, 더 투자할지 말지 고민하더군. 이번 기회에 나도 할까 하는데, CBDC를 보니 하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사위 생각은 어떤가?"

이런 질문이 답변하기가 가장 고충스럽다. 장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CBDC가 나와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계속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으니, 경험 삼아 한번 소액으로 해보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사위 그래서 지금 비트코인이랑 이더리움 가격이 얼마라고?"

장모의 눈초리에 갑자기 내 뒷통수가 찌릿해져 온다.

장인과 기자 사위의 좌충우돌 암호화폐 투자 이야기 1 - "사위, 그래서 비트코인이 뭐야?"

장인과 기자 사위의 좌충우돌 암호화폐 투자 이야기 2 - "사위, 비트코인보다 강아지코인이 끌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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