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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71화

[마이클 케이시] NFT의 가치는 소속감에 있다

2021. 09. 06 by Michael J Casey
NFT.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예술은 항상 커뮤니티에 소속되길 바라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돈이 결부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보어드 에이프(Bored Ape), 크립토펑크(Cryptopunk), 퍼지 펭귄(Pudgy Penguin)을 비롯한 NFT 커뮤니티 열풍이 그와 비슷한 또 다른 열풍을 불러왔다. 바로 미래주의다.

뉴욕타임즈(NYT)의 케빈 루스 같은 칼럼니스트들은 디지털 예술 작품 드롭에서 나온 나만의 아바타를 소유하는 것이 개인의 온라인 디지털 지위를 표현하는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있다. 트위터(Twitter)의 파란 배지가 의미하는 사회적 가치와 다이아몬드 반지가 지니는 투기적 가치를 합한 형태 말이다.

또 우리 모두가 옮겨 가게 될 미래 온라인 세상인 메타버스에서 이 새로운 캐릭터가 계층을 형성하게 될 거라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현상이 미래주의 비전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선 인류의 과거를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 우린 지금의 현상이 그리스도 십자가부터 나이키(Nike) 로고에 이르기까지 예술과 성상(icon)이 소속감을 원하는 인간의 욕구와 맺어온 깊고 오래된 상관관계를 이용한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나는 이 현상이 예술과 커뮤니티 사이에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깊은 연관 관계를 고유한 디지털 자산이라는 새로운 온라인 시장 세계에 적용시킨 ‘신구의 조합’이라는 특성 때문에 ICO(암호화폐 공개)보다 훨씬 더 큰 경제적 변화를 가져올 거라 생각한다. 여기에 탈중앙자율조직(DAO)까지 더해지면 그 잠재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소속의 기호학

내가 처음으로 집필한 서적 ‘이미지로 살아있는 체 게바라(Che’s Afterlife: The Legacy of an Image)’에서 나는 20세기 디지털 시대 이전의 가장 대표적인 밈 중 하나로 꼽혔던 공산주의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에 대한 성상적 이미지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그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그를 추종하는 커뮤니티가 생겼던 현상을 다뤘다.

나는 역사적 인물인 체 게바라보다는 1967년 사망 이후 반세기 동안 그를 ‘체(Che)’라고 부르며 열성적으로 추종했던 사람들의 낭만주의적 생각에 더 관심이 갔다. 이 생각은 쿠바 하바나의 사진작가 알베르토 코르다가 촬영한 아르헨티나 출생 쿠바 게릴라인 체 게바라의 단 하나뿐인 사진에 잘 집약돼 있다.

티셔츠나 대학 기숙사 벽에 붙은 포스터, 타투에도, 가끔은 오리지널 흑백 사진 형태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투톤 스크린 인쇄로 체 게바라의 사진이 사용됐다. 본래 사진에서 파생된 이미지들은 원본의 의미를 바꾸고 좌파 급진주의자인 그를 문화와 자본주의를 비꼬는 모습으로, 때론 그렇지 않은 표현상으로 만들며 전혀 다른 맥락에 놓이게 했다.

체 게바라가 그리스도커널 샌더스가 되기도 했고, 맥주 브랜드, 아니면 지젤 번천이 입은 비키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나는 이미지가 멤버십이나 소속을 보여주는 축약본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이는 종교의 성상이나 민족 국가의 국기와 같이 규칙에 기반해 만들어진 거대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인기 의류 브랜드 로고나 스포츠 팀의 심볼처럼 가벼운 소속 형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유사 이래로 각 집단들은 그들 무리의 멤버십을 보여주고, 타 무리와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예술을 활용해 왔다.

출처=David Rotimi/Unsplash
출처=David Rotimi/Unsplash

NFT(대체불가토큰) 커뮤니티의 호황은 이렇게 수천 년간 이어져 내려온 사회적 행동의 연장선에 있다. 퍼지 펭귄이나 보어드 에이프의 NFT 창작자와 구매자 모두는 각각의 NFT 이미지가 지닌 매력과 커뮤니티 연대 강화 사이에 강력한 피드백 회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품이 성공할 경우, 이는 NFT 컬렉션의 가치를 높일 뿐 아니라 소속감도 형성해주고, 외부인들은 벨벳으로 된 출입 경계 표시줄을 넘어 클럽에 들어가길 원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자산의 마법 덕분에, 성공은 즉각 경제적인 대가로 이어진다.

강력한 조합이다. 암호화폐 트렌드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자발적인 팬덤에 의한 자연스러운 홍보가 토큰 가격 상승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NFT 커뮤니티에서 멤버십은 클럽에 소속됐다는 만족감과 동시에 나만의 아바타를 통해 자신의 현재 지위를 자랑할 수 있기 때문에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게임은 더욱 극대화된다.

이 같은 환경에서 가격은 커뮤니티의 성공을 측정하는 매우 명확한 기준이 된다. 가장 많은 입소문을 내고, 나 혼자만 멤버십이 없는 것 같은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NFT 컬렉션은 가격이 치솟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예술 작품을 원하는 시장 수요를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가격 상승의 주원인이 커뮤니티의 힘인지 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 대답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 원인들을 서로 떨어뜨려 놓고 볼 순 없기 때문이다. 예술과 멤버십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연관돼 있다.

 

NFT와 DAO라는 강력한 조합

여기에 DAO를 넣어 보자. DAO는 공동 투자나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자선 활동을 한 명의 관리자가 아닌 스마트계약에서 관리하는 조직을 말한다.

기업의 정의를 완전히 새롭게 쓰는 개념으로서(말하자면 새로운 기업 이론과 같다), 혁신과 창의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NFT DAO가 성장을 거듭해 성공 수익을 새로운 디지털 자산이나 예술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면서 개발이 폭발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에이프 다오(ApeDAO)의 영향력을 보라. 에이프 다오는 공격적인 NFT 확보를 통해 시장 조성자(market maker)로 변모하고 있는 공동 투자풀이다. 지난달, 에이프 다오는 보어드 에이프 마켓에서 NFT 수십 점을 낮은 가격에 쓸어 담았고, 에이프 다오가 상당한 지분율을 갖고 있는 컬렉션 전체 가치가 다른 NFT 자산과 함께 올랐다. 에이프 다오가 제공하고 있는 컬렉션 링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약 700만달러로 가치가 책정됐다. 이 같은 전략이 현재 NFT 작품 시장에서 더 많은 활동이 일어나도록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많은 NFT 작품들의 가격이 과도하게 책정된 건 아니라든지, 아니면 현 가격 수준에서 NFT 작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큰돈을 잃게 되진 않을 거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물론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들은 많다. 특히 일부 NFT 프로젝트의 토큰들의 경우 잠재적으로 증권적 성격 띠고 있어 법정 소송의 위험 소지가 있다(이는 너무 길고 복잡한 문제로, 감독당국에겐 미지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군가는 하찮은 일이라 말할지 몰라도 지금의 NFT 열풍은 세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엄청난 잠재력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시하고 싶다면 위험을 각오하시길.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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