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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87화

[마이클 케이시] 2021년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다시 생각했나: 돈의 5가지 모습

2021. 12. 27 by 박소현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출처=코인데스크US
출처=코인데스크US

2021년은 가상자산의 한 해였다!

놀라웠던 한 해를 정리하며 ‘돈을 다시 생각하다’ 연말 특별기획 시리즈로 총 두 편의 칼럼을 준비했는데, 그 중 첫 번째인 오늘 칼럼의 주제는 지난 뉴스레터와 팟캐스트 방송들과 연관지어 ‘2021년,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다시 생각했나: 돈의 5가지 모습’으로 정했다.

2021년 한 해, 돈의 모습은 다음과 같았다.

도지코인 열풍이건, 대체불가능토큰(NFT)에 쏠린 폭발적 관심이건, 아니면 게임스톱(GameStop)과 같은 ‘밈 주식’ 가격을 좌지우지할 능력을 가진 월스트리트베츠(Wall Street Bets)건, 우리는 2021년 한 해 금융과 대중문화 사이의 낯선 조합을 보았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과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보였던 회의적인 시각만큼이나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팀은 어느 정도 정당성을 입증받은 느낌이었다.

이 트렌드가 이전에 우리가 뉴스레터와 팟캐스트에서 다뤘던 주제를 강조해줬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모든 통화 시스템에는 해당 화폐가 지닌 공통적 가치에 대한 공통된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돈을 다시 생각하고 있는 이 시대에는 새로운 시스템을 위해 형성된 커뮤니티 내에서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해 예술과 도상학, 스토리, 그밖의 문화적 산물들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관념

지난 한 세기동안 그 누구도 우리가 따르고 있는 통화 시스템의 구조와 특성에 이의를 제기하진 않았다. 정부는 화폐를 발행하고, 은행은 이를 운용했다. 그게 다였다. 그러다 비트코인의 등장으로 갑자기 사고가 전환된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정치인들은 이를 단순히 무시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렇게 편리했던 무시 전략은 2021년 들어 갑자기 통하지 않게 됐다. 먼저, 미국 인프라 법안과 관련해 (특히 미 상원에서) 가상자산 판매에 대한 세금 신고 의무조항이 논란이 됐다. 이 사건으로 미 정계가 가상자산을 진지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게 역설적으로 드러났다. 입법자들이 가상자산을 과세 대상에포함시키길 바랐다는 것은 가상자산이 안정적인 세수원으로서 장기적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었다.

또 가상자산 로비단체들은(비록 해당 조항에 포함된 부당한 내용들을 끝내 수정하진 못했으나) 미 정가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상당히 커졌음을 보여줬다. 초당적 성격의 대규모 의원 연합을 결성해 그들이바라는 개정안을 지지하게 하고, 향후 막강한 힘을 발휘할 세력이 될 것임을 보여줬다.

이와 동시에 미 정가에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대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점차 많은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랜달 퀄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의 경우 지난달 사임을 발표하기 전까지 스테이블 코인이 중앙은행은 내재적으로 가질 수 없는 민간부문의 혁신을 활용함으로써 국외에서 미국의 힘을 키워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여름과 가을에 걸쳐 스테이블 코인에 관한 활발한 논의(특히 USD코인(USDC)이나 팍스(PAX) 같은 스테이블토큰을 발행하는 발행사들이 은행 영업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이달 미 하원에서 열린 가상자산 청문회에서 1년 전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을 보게 된다.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가상자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질문을 준비한 것이다. 미국 의회에 있는 많은 의원들이 드디어 가상자산 공부 숙제를 한 듯 보였다. 코인데스크US에서 글로벌 정책과 규제 담당 주필을 맡고 있는 닉 드 기자가 팟캐스트에 나와 이 주제에 관해 다룬 바 있다.

출처=코인데스크US
출처=코인데스크US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문제

비록 미국 연방정부 정치인들이 가상자산과 CBDC의 정치적 여파를 깨닫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중국이 CBDC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학계와 두뇌집단은 여기에 이목을 집중했다. 그들은 중국 정부의 디지털 위안화(DCEP) 시스템 개발(올 한 해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활발히 펼쳤다)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미국이 갖는 지배력을 흔들어 놓을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트코인 채굴장들을 상대로 단속을 실시해 지난 수년간 중국이 우위를 점해온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비트코인 글로벌 해시레이트(연산력)의 절반가량이 사라지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채굴력은 급감했다.

하지만 감소한 해시력은 이내 다른 국가로 옮겨갔으며, 미국이 그 대표적인 예였다. 지난 10월 미국은 세계 채굴 규모 1위국이 됐다. 그리고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자국의 중앙화된 통화 솔루션 적용을 추진하면서, 사람들은 벌써부터 탈중앙화된 화폐와 관련된 미국의 역할 증대가 미국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논하고 있다.

사회적 혁신을 일으키는 투기 요인

지난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투기 열풍으로 엄청난 투자금이 유입되고 혁신이 일어나 10월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 1주년 기념 방송을 앞두고 지난 12개월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줬었다.

올해는 이 현상이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했다. NFT 투기 열풍이 미디어와 예술, 수집품의 미래에 관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제공하면서 NFT 분야로 계속해서 자금이 모여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게 버블처럼 느껴졌지만, 이 경우 투기는 버그가 아닌 의도된 기능으로, 변화를 불러올 강력한 요인이란 사실이 명백했다. 비록 이 변화가 우리를 결국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직 알 수없지만 말이다.

디너 파티의 대화 주제

아마도 올 한 해 가장 중요한 주제는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 가상자산이 주류로 자리잡은 일이 아닐까 싶다. NFT 정신과 토큰 가격 급등, 미국 정부의 관심 확대, 그리고 통화 시스템 실패에 대한 대비책으로서의 비트코인 등 어느 날 갑자기 가상자산이 화두가 됐다.

모두가 가상자산을 이해하고 싶어 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가상자산 이해도와 관계없이 가상자산의 장단점에 대해 자신만의 확고한 관점을 가지게 됐다. 그러니 이번 연말 온 가족이 둘러 모여저녁 식사를 할 때 가상자산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본인 의견을 설명해야 할 수도 있으니 유의하시길 바란다.

모두 즐거운 연말연시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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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Eileen 2021-12-28 15:48:40
가상통화가 투자 자산으로서의 신뢰성을 상당히 굳혀가는 상황이고 가상자산 업계는 내년에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