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돈을 다시 생각하다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97화
[마이클 케이시] 금융 자유, 나중에 말고 지금 당장!
2022. 03. 08 by Michael J Casey
출처=tina hartung / unsplash
출처=tina hartung / 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지금으로부터 몇 년 후, 글로벌 경제에 가상자산이 어떻게 통합되게 됐는지 그 과정을 되돌아봤을 때 이번 주가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먼저 곤경에 처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무기 조달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으로 전 세계에서 기부금을 모금하는 전례 없는 현상이 생겨났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의 개인 간(P2P) 글로벌 송금 능력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다오(DAO, 탈중앙화조직)과 여러 가상자산 커뮤니티가 발 빠르게 동원되며 탈중앙화된 행동이 가진 힘을 보여줬다.

그와 동시에 서방국들은 신속하게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며 가상자산이 대안이 되는 현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단기간에 이해하게 해 줬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가상자산의 가치제안과 함께 가상자산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게 됐다는 점이다.

가상자산의 가장 큰 특징은 금융 자유에 있다. 언제나 그래 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엔 사람들의 이해에 도움이 될 극명하게 다른 두 시나리오가 있다. 나는 이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지금의 확고한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수 있는 가상자산의 잠재력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이 기존의 우선순위와 생각들에 던지는 반문을 보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

이 문제는 크라켄(Kraken), 바이낸스(Binance) 등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러시아 고객의 모든 거래 계좌를 동결해달라는 우크라이나 부총리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이슈가 됐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MSNBC 앵커 레이첼 매도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자유주의인가 뭔가 하는 철학 때문에 러시아와의 거래 차단을 거절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힐러리 전 장관의 발언이 타당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누가 봐도 이 전쟁을 일으킨 쪽이 러시아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비난의 화살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BTC(비트코인)이나 ETH(이더리움) 주소에는 가상자산이 계속 흘러 들어갈 수 있게 하고 러시아의 경우는 차단해 버리는 건 어떨까? 그게 뭐 그리 잘못됐다는 걸까?

문제는 이 조치가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하거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이 소유한 요트를 경제 제재를 통해 압수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데 있다.

러시아 이용자들의 가상자산 계좌를 전부 일괄 동결한다면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공포를 느낀 국민들이 ATM기에서 현금을 전부 인출해가고, 루블화 가치는 바닥을 친 가운데 돈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일반 시민 수백만명을 차단하는 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 시민 개개인을 임의로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차단당한 사람들 중에서 전쟁을 지지하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러시아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스크바에서 반전 시위를 하다 체포된 수천명의 용감한 시민들 외에도 훨씬 더 많다.

러시아 당국이 그간 비트코인에 냉담한 입장을 취해온 것을 볼 때 푸틴 대통령의 국내 측근들은 가상자산을 그리 많이 이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또한 블록체인 협회(Blockchain Association)의 법률 고문 제이크 체르빈스키를 비롯한 다수가 지적한 것처럼, 러시아 정부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만한 근거도 한둘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가상자산의 존재 이유가 바로 제3자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가치 저장수단이자 교환 수단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서건 이 존재 이유가 훼손될 경우 우리는 그 즉시 숭고한 목적을 잃게 된다.

물론 비트코인 이용자들이 법정화폐를 사거나 팔기 위해 비트코인을 자가수탁 지갑에서 크라켄이나 바이낸스 같은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앙화된 거래소로 옮길 때마다 가상자산의 특징인 자유주의 정신의 근간이 된 자율성은 내어주게 된다. 하지만 그중에서 유명 거래소들 같은 경우 이 같은 정신을 고수하기 위해 철학, 경제, 선관주의 의무 측면에서 고객들이 가진 자유정신에 대한 믿음에 부합하는 정책을 취하기 때문에 신뢰를 받고 있다(그리고 이에 어긋날 시 강한 비난을 받는다).

당국은 이처럼 거래소들이 자사 이용자들을 위해 취하는 원칙 있는 입장을 인정하고 지지해야 한다.

내가 이 같은 입장을 지지하는 건 ‘자유주의인가 뭔가 하는 철학’ 때문이 아니다. 이는 실제 현실에 근거한 것으로, 익명을 사용하는 선구적 웹3 사상가인 '6529'의 말을 빌리자면 “거래의 자유 없는 헌법상의 권리란 사실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건 좋지만 시민들이 컴퓨터를 구매하거나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돈을 입금받거나 송금하는 걸 막는다면 표현의 자유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 것과도 같다.

6529의 유명한 트위터(Twitter) 스레드는 트럭 시위대가 가상자산을 송금받을 수 없도록 거래소에 거래 제한을 요구한 캐나다 정부의 조처 때문에 나오게 됐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비하면 이 사건은 작게만 느껴진다.

지금 우크라이나가 겪고 있는 참혹한 전쟁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찾기란 힘들다. 그래도 하나가 있다면, 러시아가 저지른 비열한 행위로 인해 서방에서 우리 모두가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에 대한 열망을 다시금 불 지필 수 있었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나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금융 자유를 증진,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 또한 생겨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피드백 2022-03-08 15:02:56
단장 실현해야지, 그만 코인 제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