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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다시 생각하다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99화
[마이클 케이시] 블록체인이 기후 문제를 해결할 방법
2022. 03. 21 by Michael J Casey
출처=Unsplash
출처=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가상자산 비평가들이 거듭 주장하는 것처럼 가상자산이 환경파괴의 주범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이 정책입안자들과 대중 사이에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는듯하다.

유럽의회에서 에너지 집약적 채굴 방식인 작업증명(PoW)을 금지하려던 시도가 가까스로 실패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국내외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있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기술이 갖는 긍정적, 부정적 잠재력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촉구한 직후 있었던 일이다.

이 일련의 사태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근본적이고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기후변화를 억제하려는 전 세계적 노력에 있어 가상자산 커뮤니티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먼저 좋든 싫든 사실상 이제는 막을 수 없게 돼 버린 이 새로운 시스템들이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거란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이른바 ‘비트코인 금지’ 조항을 당초 지지하려 했던 많은 유럽의회 의원들은 실제 지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이것은 그들이 가상자산을 높이 평가해서가 아니라 금지를 하는 게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내에서 채굴을 금지할 경우, 채굴업체들이 EU를 떠나 환경을 훨씬 더 오염시키는 연료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옮겨갈 거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렇듯 가상자산을 마지못해 받아들이기로 한 이들이 있다면, 기후변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 때문에 가상자산에 관심이 생긴 이들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내용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들을 모니터링하거나 줄일 수 있는 블록체인의 잠재적 활용사례를 분석하고, 그리드 관리와 신뢰도, 에너지 효율 인센티브와 기준, 에너지 공급원 등과 관련하여 에너지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이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는 정책입안자들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을 적이 아닌 파트너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마련된 조세, 보조금 지급 모델과 인프라 개발을 목표로 한 민관 협약, 그리고 에너지 수요가 높은 피크 시간대에 채굴업체들의 채굴기 가동을 멈추게 하는 내용의 보상 계약을 바탕으로 채굴력 증대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면 지역사회들이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스마트 전력 그리드를 개발하고 운영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부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이런 아이디어를 언급했다는 자체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출처=Unsplash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출처=Unsplash

양질의 담론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축제에서는 지난 며칠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지속가능성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주제로 양질의 담론이 이어져 놀라움을 안겼다.

(코인데스크US에서도 몇몇 기자들이 해당 축제에 참석해 콘퍼런스와 여러 행사들을 취재하고, 오는 6월9일~12일까지 열릴 컨센서스(Consensus) 2022 행사 장소를 물색했다. 이번 컨센서스2022에서도 ESG를 주제로 하위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프로토콜랩(Protocol Labs)이 주관한 지속가능한 블록체인 서밋(Sustainable Blockchain Summit)에서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점차 진화하고 있는 블록체인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들이 다수 발표됐다. SXSW 공식 패널 중에서는 ‘탈탄소화 블록체인’을 주제로 발표를 한 패널도 있었으며, 대체불가능토큰(NFT), 블록체인, 다오(DAO, 탈중앙화 자율조직),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와 예술, 미디어, 게임, 디지털 재산, 브랜드와의 결합과 공익을 위해 사회 운동, 환경적 영향, 비영리 기관이 이 트렌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발표한 패널도 있었다.

‘블록체인이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이상향적인 담론이 아니라 공급망 탄소배출 추적이나 신재생 에너지 인증, 거래처럼 이용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과 도전 과제에 대한 진지한 대화였다. 파일코인 그린(Filecoin Green) 이니셔티브의 책임자인 프로토콜랩의 알렌 란실은 프로그램 가능한 화폐(programmable money)와 함께 이 같은 실시간 솔루션들이 측정과 반응이 더디고 힘든 기존의 법정화폐 기반 시스템을 긴급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터무니없이 느리고 적은 정보만을 가지고서는 전 세계가 1년간 배출한 탄소 발자국(탄소 감사)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로토콜랩이 주최한 행사에서 일부 연사들은 탄소배출권을 거래 가능한 토큰 형태로 만들어 온체인으로 가져오려는 투칸 프로토콜(Toucan Protocol)의 노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발적 시장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내 동료 기자인 다니엘 쿤이 지난 11월 지적한 것처럼 자발적 시장만으론 탄소 배출을 적극적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탄소 배출 순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후자와 관련된 대표적 예가 바로 게인포레스트(GainForest) 프로젝트다. 이번 SXSW에도 참석한 게인포레스트팀은 2017년 11월 독일 본에서 개최됐던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3)의 핵포클라이밋(Hack4Climate) 해커톤에서 우승했으며 우림 지역 원주민 지역사회와 함께 손잡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방법은 스마트 계약을 이용한 적극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인데, 이 시스템에선 보조금이 산림 재복구를 위한 목표와 연계돼 지급된다.

기후 목표 달성 노력과 함께 게인포레스트는 현재 블록체인 기술의 환경적 아킬레스건인 탄소 발자국 감축을 위한 대대적인 노력 또한 기울이고 있다. 최근 게인포레스트는 에너지 집약적인 작업증명 합의 방식을 사용하는 이더리움(Ethereum)에서 그보다는 연산력을 적게 사용하는 지분증명(PoS) 알고리듬의 솔라나(Solana)로 기반을 옮겼다.

공익을 추구하는 NFT 플랫폼으로서 바하마의 산호초 보존과 같은 대의를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는 메타굿(Metagood)의 경우, 첨단 프로세스를 활용해 단일 거래에서 수천 개의 NFT를 생성함으로써 연산 부담을 줄이고, 자선단체들이 지불할 이더리움 가스비(거래 수수료)도 낮추고 있다.

블록체인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대중이 불만을 가질 이유를 줄일 수만 있다면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전 세계가 안고 있는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 문제를 해결할 무신뢰 방식의 인센티브 기반 개방형 시스템을 갖추자는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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