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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에 대한 의존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마이클 케이시] 연준이 양적완화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

2022. 05. 22 by Michael J Casey
출처=L.Filipe Sousa/Unsplash
출처=L.Filipe Sousa/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여러분이 만약 가상자산 투자자라면, 손실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로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보유고를 볼 게 아니라 주식과 채권의 ‘트레이드파이’(전통 금융, tradfi) 포트폴리오에 주목해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이들 시장도 정책적 대응을 내놓을 만큼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다시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연준은 현재 매파적 태도로 인플레이션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월가의 고통이 주류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이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 결과 완화정책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정치적 여론이 형성되면, 연준은 다시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후 포스트 팬데믹 상황 속 전 세계 경제는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이에 대응할 만한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경우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다시 제로 금리 및 양적완화 정책으로 복귀할 것이다. 이것이 지난 10여년 동안의 프레임워크였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가상자산 반등을 촉발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복잡한 점은 위와 같은 상황이 연준의 평판에 어떤 의미로 작용할 것이냐는 점이다. 지난해 엄청난 시장 왜곡 및 인플레이션을 촉발한 완화정책으로 너무 빨리 돌아간다면, 그것은 곧 전반적인 통화 시스템이 망가졌음을 인정하는 격이 아닐까? 그래서 새로운 모델이 필요함을 인정하는 격이 아닐까?

수많은 실패를 경험해본 나로서는 다음 사이클에서 가상자산 및 웹3 기술과 아이디어들이 주류 투자자나 기업들이 유행에 편승하기 위해 내세우는 키워드를 지나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녹아들 것이리라 단정하진 않겠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소위 ‘헬리콥터 머니’를 뿌리는 양적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지배적인 금융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을 찾는 이른바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Lo lo/Unsplash
출처=Lo lo/Unsplash

무너진 정부 = 무너진 돈

지금 상황을 보기에 앞서, 14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려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 보자.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의 각종 정책 실패로 이제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통화정책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성이 매우 확고해졌고 지금이야말로 어느 때보다 더 심화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를 돌이켜보면 통화정책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었다. 1930년대 대공황의 주요 해결책은 대규모 정부 지원 공공사업 및 실직자 구제를 위한 복지 시스템 확립이었다. 이는 결국 경제 회복을 주도했고 20세기 미국 경제의 위대한 팽창을 불러온 인프라 구축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와의 전쟁에 나섰다. 양측은 모든 역경을 딛고 재정 지출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초당적 합의를 모색했다. 그러나 많은 논란 속에서 결국 월가의 붕괴를 막았던 1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주류 사회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은 단 한 건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경기 부양책은 단편적이고 정치화되어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가 성장하기에는 충분치 못했다. 

당시 상황은 대부분 사람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그것은 공공자원이 공동의 국익을 위해 분배되는 메커니즘인 민주주의 절차에 대한 신뢰에 직접적으로 도전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가상자산 커뮤니티의 다수를 차지하는 자유주의자들은 당시 정부의 최선의 선택은 시장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한마디로 '길을 비키는 것.' 그러나 이들의 이상주의는 월가가 누리는 각종 경제적 특권으로 야기된 시장의 왜곡 문제를 무시한 것이다. 따라서 ‘길을 비키는 것’은 그 자체로 편향된 행동이었다. 미국 은행들은 모두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다른 나라의 은행들은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미국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을 포기했고, 불황에 빠진 경제를 일으킬 책임은 연준에게로 넘어갔다. 이후 연준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금리는 거의 제로 수준으로 빠르게 떨어졌다. 0% 아래로 떨어뜨릴 수 없는 상황에서 양적완화가 해결책으로 등판했다. 채권 및 기타 금융자산 매수는 자본시장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을 위해 차입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조처였다. 

수조달러의 돈이 지속적으로 풀렸지만, 이 같은 양적완화 정책은 잔인할 정도로 둔감한 도구임이 증명됐다. 돈을 저축한 사람은 큰 타격을 입었고, 돈을 빌린 사람은 기회가 됐다. 수천 만명이 물 밑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헤지펀드 및 기타 기관 소유의 주식과 채권, 금융자산이 마치 도적 떼처럼 이익을 챙겼다. 

그럼에도 팬데믹 기간 동안 양적완화 정책은 상황이 조금이라도 어려워지면 당연한 듯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연준은 낮은 금리 유지를 위해 자산을 계속 매수하겠다는 이른바 ‘영구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팬데믹의 경제적 혼란으로 인한 수요, 공급의 왜곡 현상과 결합해 결국 인플레이션 폭주를 촉발했다.


그래서 지금은?

이제 다시 2022년으로 돌아와 보자. 정치적 분열은 오바마 집권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 더욱이 정부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뢰 지수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그렇다면 올해 재정 붕괴로 스타트업에서부터 가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대한 자금 조달이 위축되면 상황은 과연 어떻게 될까? 성장은 극적으로 정체되고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다. 수요 둔화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되지만, 팬데믹으로 촉발된 공급망 문제로 인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의회가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 따라서 중간 선거가 다가오고 각종 문제가 정치화되면서 연준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통화정책의 효과는 핵심적인 시스템에 대한 신뢰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연준이 통화 공급을 늘리더라도 달러 가치를 보호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런 신뢰가 연준의 태도 변화에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요컨대, 핵심적인 시스템의 실패가 보다 좀 더 명백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BTC(비트코인)와 블록체인 솔루션은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영어기사: 최윤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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