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법원, 거래소 쿼드리가 관련 모든 소송 30일간 중지 명령

"거래소 고객들 예치금 수천억 원 찾는 데 주력하라", 투자금 복구 절차 감독은 EY에 맡기기로

등록 : 2019년 2월 6일 08:00 | 수정 : 2019년 2월 6일 08:17

이미지=Getty Images Bank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대법원이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QuadrigaCX)에 관한 소송을 30일간 중지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쿼 드리가는 지난주 고객들이 맡긴 돈을 안전하게 복구하는 데 주력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기업채권자합의법(CCAA, Companies’ Creditors Arrangement Act)에 따라 관련 소송의 심리와 진행을 당분간 멈춰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지난해 12월 인도를 여행 중이던 쿼드리가 거래소의 설립자이자 CEO인 제럴드 코텐(Gerald Cotten)이 크론병 합병증으로 사망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쿼드리가 거래소는 고객들이 투자를 위해 맡겨놓은 돈 대부분을 해킹 등 보안상의 이유로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는 콜드스토리지 지갑에 보관하고 있는데, 이 지갑에 접속하는 데 필요한 프라이빗키와 암호 등 모든 정보를 코텐 본인 외에 아무도 모르고 있던 것이다. 쿼드리가가 콜드스토리지에 보관하고 있는 암호화폐 규모는 2억 5천만 캐나다 달러, 우리돈 약 2,12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범죄 전문 변호사 크리스틴 뒤하임은 오늘 판결이 있기 전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쿼드리가 측의 손을 들어 투자자들의 돈을 복구하는 데 주력할 수 있도록 소송을 일시 중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바 있다. 또 쿼드리가가 콜드스토리지에 든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복구할 수 있는지 감독하는 감사기관으로 어니스트앤영(EY)을 지정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실제로 법원은 EY에 이 역할을 맡겼다. 현재 쿼드리가에 돈을 맡겨두고 거래하다 계좌가 동결되고 입출금이 중단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고객은 9만 명에서 11만 5천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판결의 주심 판사를 맡은 노바스코샤 대법원의 마이클 우드 판사는 판결의 요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법원은 기업채권자합의법(CCAA)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오늘부터 곧바로 효력을 지닌다.”

우드 판사는 그러면서 쿼드리가와 EY에 앞으로 닷새 동안 거래소에 돈을 맡겨둔 고객 11만 5천여 명에게 이번 판결 소식을 충실히 알리라고 덧붙였다.

 

사망한 CEO와 함께 투자금도 묶이나

앞서 어니스트앤영은 법원에 콜드스토리지에 보관한 돈을 최대한 온전히 복구할 수 있도록 쿼드리가 거래소를 대신해 지갑에 접근하는 권한을 인정해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냈다. 법원 판결 이후 EY는 회사 측이 쿼드리가 고객들의 돈을 복구하면 우선 안전하게 이를 보관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갑을 설치해 투명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망한 코텐의 부인 제니퍼 로버트슨 씨는 이미 별도의 보안 전문가를 고용해 코텐이 쓰던 노트북 컴퓨터의 암호를 풀려 했는데, 쿼드리가 측 변호인은 코텐의 컴퓨터도 이미 EY 측이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약 1억 8천만 캐나다 달러(우리돈 약 1,530억 원) 어치 암호화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Y가 고객들이 맡긴 암호화폐의 소재를 얼마나 잘 확인하고 복구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쿼드리가 거래소 측의 변호를 맡고 있는 캐나다 법무법인 스튜어트 맥켈비의 모리스 치아손 변호사는 쿼드리가의 협력 업체들 가운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제처리업체도 상당량의 돈을 현금 혹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형태로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주요 은행들이 암호화폐 업체들과 거래를 꺼리기 때문에 이들 결제처리업체들은 대개 은행 계좌 없이 사업을 해왔다. 예를 들어 빌러피(Billerfy)라는 결제처리업체가 쿼드리가 거래소의 거래 결제를 처리해주면서 보관해온 돈이 2,500만 캐나다 달러(우리돈 213억 원)에 이르지만, 빌러피는 은행 계좌가 없기 때문에 은행 환어음(bank draft)을 발행해도 현금을 내줄 수 없는 상태다. 치아손 변호사는 이밖에 다른 업체 한 곳도 500만 캐나다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 업체로부터) 고객들의 돈을 복구하는 표준 절차를 만들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채권자(투자자,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복구하는 취지로 만든 기업채권자합의법 자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콜드스토리지에 보관 중인 돈의 대부분이 쿼드리가 거래소의 것으로 곧 고객들이 맡겨둔 돈이라는 사실 자체에는 거의 이견이 없다.”

 

법정 진술과 논란

우드 판사는 공판 중에 쿼드리가 거래소 측이 제출한 진술서의 몇몇 부분이 의혹을 해소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좀 더 명확한 설명이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드 판사는 특히 쿼드리가 측이 고객들에게 CEO 코텐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공지한 내용이 여러모로 모호했던 것과 관해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치아손 변호사는 갑작스러운 코텐의 사망 소식을 급박하게 알리다 보니 해당 공지가 일부 고객들에게만 전달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어쨌든 해당 공지를 쿼드리가 웹사이트와 온라인 포럼에도 곧바로 올려놓았다고 설명했다.

우드 판사는 채권자들이 공식적인 해명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을 땐 소송 중지 명령을 발행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기업채권자합의법을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해도 소송을 중지해달라는 신청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었다.”

법원이 소송 중지 명령을 내린 데는 고객과 채권자들을 대표하는 변호인단이 소송을 멈추고 투자금부터 안전하게 찾는 데 찬성한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편 법원은 치아손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스튜어트 맥켈비가 별도로 지갑을 만들어 쿼드리가 거래소의 자금을 찾아 보관하겠다고 신청한 것에 관해서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독립적인 감사 업체로 쿼드리가 거래소에 별도로 투자한 돈이 없는 EY가 자금을 찾아 투명하게 보관하고 관리한다면 이해상충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코인데스크가 확보한 쿼드리가의 법정 진술서

한편 코인데스크는 공판에 앞서 쿼드리가 측이 노바스코샤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를 확보해 논란이 되는 부분을 소개했다.

쿼드리가 거래소 고객의 잔액 2억 5천만 캐나다 달러 가운데 법정화폐가 약 7천만 달러고, 나머지 1억 8천만 달러어치는 암호화폐로 보관돼 있다. 사망한 CEO 코텐의 부인 로버트슨 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 가운데 쿼드리가 거래소가 직접 보관하고 있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 약 26,500개(9,230만 달러), 비트코인캐시는 약 11,000개(130만 달러), 비트코인캐시 SV가 11,000개(71만 달러), 비트코인골드가 35,000개(35만 달러), 라이트코인이 20만 개(650만 달러), 이더가 43만 개(4,600만 달러) 등 총 1억 4,700만 달러 상당으로 추정된다.

이 자산 가운데 얼마나 콜드스토리지에 보관돼 있고, 온라인에 보관되는 핫월렛(hot wallet)에는 어느 정도가 보관돼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로버트슨 씨는 진술서에서 “소량의 코인만” 핫월렛에 보관되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절차를 따랐다면 해킹이나 다른 온라인 절도를 방지하기 위해 코텐과 거래소 측이 대부분 코인을 콜드스토리지에 보관했을 것이다. 그런데 모든 자금과 코인을 남편이 홀로 관리했기 때문에 나는 물론이고 거래소 직원들과 팀원들도 해당 콜드스토리지 지갑에 접근할 수 없었다.”

로버트슨은 이와 함께 소송 중지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쿼드리가와 도급업체가 보유한 암호화폐를 되찾고 은행 어음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법원이 시급하게 소송 절차를 중지해야 한다. 소송 절차가 중지되지 않으면 거래소 고객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쿼드리가 거래소 고객들은 맡겨둔 돈은 인출되지 않고, 거래소 측으로부터도 제대로 된 공지가 없었다며 불만을 터뜨려왔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말에는 쿼드리가 거래소 웹사이트가 유지 보수를 이유로 전면 폐쇄되면서 고객들의 불안이 가중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슨은 새로 꾸린 거래소 이사회가 지난달 26일 플랫폼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진술서에 밝혔다.

 

코텐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들

코텐의 사망 자체를 둘러싸고도 여러 가지 의문이 끊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코텐이 12월 초에 인도에서 사망했지만, 쿼드리가 측은 이 사실을 한 달도 더 지나서야 공개했고, 사망 사실을 확인해주는 문서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인출은 자꾸 지연돼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자연히 의혹이 증폭되면서 코텐이 실제로 사망한 것이 맞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 라자스탄주 정부가 발급한 사망진단서가 공개되면서 코텐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사망진단서에는 코텐의 이름과 사망 날짜(12월 9일), 사망진단서를 발급한 자이푸르시의 병원 이름(Fortis Escorts Hospital)이 명기돼 있다. 앞서 코텐의 부인 로버트슨 씨는 캐나다에서 치른 장례식에서 남편이 9일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쿼드리가 거래소는 지난달 중순 CEO 코텐이 인도를 여행하던 중에 지병인 크론병의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캐나다 외교부는 쿼드리가 측의 발표가 맞다고 확인해주면서도 분명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리고 지난주 쿼드리가 거래소가 고객이 맡겨둔 돈 수천억 원을 인출하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 사실이 알려졌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