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결제 시장’을 준비하는 삼성전자

암호화폐 지갑 선점… 제휴 댑 17개로 확대

등록 : 2019년 8월 5일 17:00 | 수정 : 2019년 8월 5일 16:54

갤럭시S10. 이미지=삼성전자 페이스북 캡처

갤럭시S10. 이미지=삼성전자 페이스북 캡처

삼성전자가 암호화폐 지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댑(dapp:분산형 애플리케이션)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갤럭시S10 시리즈에 탑재된 ‘블록체인 월릿’에 연계된 댑은 4개에서 현재 17개까지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갤럭시S10 시리즈에 ‘블록체인 키스토어(설정 내)’를 추가하고, 자체 앱 마켓인 ‘갤럭시 스토어’에 ‘블록체인 월릿’을 올렸다. 이 월릿에서 댑 영역을 누르면 ‘갤럭시 스토어’로 연결돼 제휴 댑을 다운받을 수 있다.

삼성 블록체인 월릿.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삼성 블록체인 월릿.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지갑 출시 당시 제휴 댑은 엔진 지갑(암호화폐지갑), 크립토키티(게임), 코스미(소셜미디어), 코인덕(결제) 4개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여러차례에 걸쳐 댑을 추가해 현재는 17개까지 늘어났다. 대부분은 앱을 사용하면 자체 암호화폐를 주는 형태다. 일부는 삼성 블록체인 월릿과 연계돼 암호화폐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 소셜미디어: 어팬, 베리픽, 피블, 포레스팅, 리빈
  • 암호화폐 지갑: 엑스웰렛, 마스
  • 건강: 림포
  • 핀테크: 주피터
  • 라이프스타일: 시럽테이블, 미세톡톡
  • 게임: 크립토도저, 마이크립토히어로스
  • 엔터테인먼트: 더 헌터스

초기 제휴 댑인 코스미는 기반 블록체인을 이더리움에서 클레이튼으로 바꾸면서 빠졌다. 삼성 블록체인 월릿은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 ERC-20 암호화폐만 지원한다.

 

암호화폐 지갑 선점

경쟁자들보다 먼저 암호화폐 지갑을 도입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다른 회사는 아직 안 하고 있지만, 우리는 블록체인 월릿을 벌써 만들어서 출시했다”며 “제휴 댑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삼성전자가 블록체인 월릿을 출시한 후에야, LG전자는 댑 개발사들을 만나며 암호화폐 지갑 개발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 7월 한국에서 씽큐 월릿(Thinq Wallet)이라는 상표등록 출원을 마쳤다.

외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애플은 암호화폐 지갑 계획을 밝힌 적이 없다.

사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애플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같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스마트폰 기본 기능으로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5월 서울을 찾은 화웨이 관계자는 코인데스크코리아를 만나 “중국 정부가 허가하지 않아서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암호화폐 지갑을 넣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IDC가 집계한 2019년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3위 애플을 제외하고 2, 4, 5, 6위는 모두 중국 기업이다. 중국 정부 입장이 바뀌지 않는 이상 안드로이드 진영에선 삼성, LG전자 정도만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할 수도 있다.

2019년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출처=IDC

2019년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출처=IDC

“삼성 지갑은 암호화폐 결제 준비용”

갤럭시 이용자는 삼성 블록체인 월릿을 통하면 댑 UX(사용자경험)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제휴 댑인 코인덕으로 결제하면, 송금자 주소에 나의 삼성 블록체인 월릿 주소가 자동으로 입력된다. 다른 지갑을 사용할 때처럼 내 지갑 주소를 직접 복사하고 붙여넣을 필요가 없다.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스마트폰에 암호화폐 지갑이 기본 탑재되어 있으니 일반 이용자에겐 접근성이 좋아진다”면서 “삼성 입장에선 암호화폐 송금할 때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개발 중인 배경일 아톰릭스컨설팅 파트너는 “지금은 암호화폐 생태계가 미미하지만, 지급결제 시장이 열리면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다”면서 “삼성은 삼성페이처럼 당연히 이 시장에도 진입하고 싶어 먼저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시 당시 블록체인 업계의 기대와 달리 삼성 블록체인 월릿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 2일 기준 갤럭시 스토어에 있는 리뷰도 30개뿐이다. 이에 비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는 리뷰 6만개, 5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한 암호화폐 지갑도 있다.

이는 쓸만한 댑이 나오지 않은 것도 관련이 있다. 제휴 댑이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야 삼성 블록체인 월릿 이용도 늘어날텐데,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업계는 아직 킬러 댑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한 암호화폐가 실물경제에서 지급 결제에 사용되는 것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 블록체인 월렛 내 코인덕 구동 화면 예시. 이미지=체인파트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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