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 ICO에 무제재 확인서 첫 발급

항공 여객 서비스 턴키젯의 TKJ 토큰에 "조건 충족하면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을 것"

등록 : 2019년 4월 4일 07:10 | 수정 : 2019년 4월 4일 09:43

SEC Postpones Decision on Bitwise, VanEck Bitcoin ETF Proposals

이미지=셔터스톡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턴키젯(TurnKey Jet, Inc.)이라는 회사의 토큰 판매에 대하여 무제재 확인서(no-action letter)를 발행했다. 사업차 다니는 각종 출장 경비를 지불하는 데 쓰는 토큰은 증권으로 보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것이다. 턴키젯은 비행기 택시 등 항공 여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지난 2012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SEC는 무제재 확인서에 턴키젯의 토큰이 증권으로 분류되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할 조건을 다음과 같이 명시했다.

  • 토큰을 판매한 수익금은 (앱과 같은) 회사의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데 쓰여선 안 된다.
  • 토큰은 구매하는 즉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 턴키젯 토큰(TKJ)의 가격은 개당 미화 1달러로 고정돼야 한다.
  • 토큰은 항공 운송료를 내는 데만 쓸 수 있다.
  • 토큰을 되살 때 가격은 토큰 액면가를 따라야 한다.
  • 턴키젯은 토큰이 잠재적으로 이윤을 내리라는 점을 암시하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

앞서 턴키젯의 변호사 제임스 커리는 지난 2일 자로 서명한 질의서를 SEC에 보냈고, SEC는 이튿날인 3일 곧바로 답변을 보냈다. 이번 무제재 확인서에 서명한 담당자는 SEC 기업금융팀의 조나단 인그램(Jonathan A. Ingram)이었다.

SEC가 내건 조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TKJ 토큰의 거래를 제한하는 부분일 것이다. 무제재 확인서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TKJ 토큰을 TKJ를 보관하는 지갑으로 옮기는 건 가능하지만, 턴키젯 플랫폼 밖의 지갑으로 전송하는 것은 금지한다.”

이번 일을 잘 아는 관계자 한 명은 코인데스크에 무제재 확인서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고 암호화폐를 활용해 실제 서비스를 만들고자 노력해 온 업계 사람들에게 언제쯤 SEC가 활용 사례를 인정하고 어떻게 이를 지원할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단 무제재 확인서가 의미하는 것은 말 그대로 SEC가 (규정을 지키는 한) 제재를 가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규제 전문가들의 평가

“마침내 무제재 확인서가 발행됐다는 건 분명 엄청난 진전이다. 시장이 오랫동안 간절히 기다려 온 일종의 지침과 기준이 제시된 셈이다.”

암호화폐 금융 전문 변호사 조슈아 애슐리 클레이만은 이렇게 말하며, 턴키젯의 변호사가 먼저 보낸 질의서에 곧바로 보내온 답장 형태로 무제재 확인서가 발행됐다는 데도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변호사 프레스톤 바이언은 SEC가 무제재 확인서에 꽤 많은 단서를 달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를 경계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웬만한 ICO에는 법원에서 증권을 판매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소지가 늘 있었다. 이 문제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ICO를 포기한 프로젝트도 많았다. 그래서 무제재 확인서가 마침내 발행됐다는 건 분명 새로운 진전을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발행, 활용하고 싶어 하는 토큰을 발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걸림돌이 제거됐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게 되려면 아직 그야말로 갈 길이 멀다.”

앞서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듯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은 SEC의 무제재 확인서를 오매불망 기다려왔다. 지난해 12월 SEC의 암호화폐 전담 고문 발레리 스체파닉은 토큰 판매와 관련해 좀 더 명확한 규정을 세우고자 관련 업체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일부 암호화폐는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체파닉은 또한, 지난달 SXSW 행사에 참석해 암호화폐 기업들에 규제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나 건의사항을 직접 SEC와 협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어떤 일을 벌여놓고 나서 위원회를 찾아와 잘못을 인정하는 것보다 무엇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SEC와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조율하는 편이 기업에도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SEC가 토큰을 증권으로 분류, 규제하지 않을 길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만은 분명하다.

 

턴키젯 토큰, 구체적인 쓰임새는?

플로리다주에서 2012년부터 사업을 해온 턴키젯은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등록한 회사다. 턴키젯의 변호사 제임스 커리는 SEC에 보낸 질의서에 비행기로 승객을 실어나르는 사업 분야에 존재하는 다양한 비효율성을 언급하며, 스마트계약을 활용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토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밝혔다.

“(턴키젯의) 여객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쓸 수 있는 턴키젯 토큰은 오늘날 항공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상용 여객기 상품권(business jet card)과 비슷하다.”

턴키젯 측은 이어 토큰이 있다고 턴키젯의 비행기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TKJ 토큰 한 개는 미화 1달러의 가치를 지닌다고 분명히 밝혔다. 또한, 발행한 TKJ 토큰 전량을 바꿔줄 수 있는 달러화를 예금보험공사가 보증하는 기관에 예치해두고 정기적으로 잔액을 감사받겠다고 덧붙였다.

턴키젯은 또한, TKJ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턴키젯이 될 것이며, 토큰은 상시 판매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 번 판매한 토큰은 다시 팔 수 없으며, 고객이 토큰으로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고 나면 해당 토큰은 폐기된다. 고객이 토큰으로 이용료를 내고 나면 턴키젯 혹은 제휴사에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돈을 지급하는) 에스크로 계좌에서 달러화가 송금된다.

한편 턴키젯이 보낸 질의서에는 “토큰이 발행되고 나면 턴키젯의 고객들은 보유한 토큰을 네트워크 내에서 다른 고객, 항공사, 운송 서비스 중개업체와 자유롭게 거래하거나 교환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는데, SEC는 TKJ 토큰을 턴키젯 플랫폼 밖의 지갑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도 해당 조항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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