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에크 전무이사 “분산화된 암호화폐도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

등록 : 2019년 3월 15일 07:45 | 수정 : 2019년 3월 15일 07:57

이미지=Getty Images Bank

 

“어떤 자산이 고도로 분산화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증권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밴에크(VanEck)의 디지털 자산 전무이사 가버 거박스(Gabor Gurbacs)가 한 말이다. 지난 13일 토큰2049(TOKEN2049)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규제 당국이 증권을 판별하는 데 분산화 정도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을 가늠하는 판별 기준에 문제를 제기했다. 분산화 수준을 증권 여부를 가르는 핵심 잣대로 삼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앞서 SEC의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은 이더리움과 같은 토큰은 분산화 정도가 높기 때문에 증권으로 볼 수 없다고 했던 SEC 기업금융팀장 윌리엄 힌만의 분석과 의견을 지지한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자 SEC를 비롯해 미국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온 밴에크의 거박스 이사는 “심지어 (다른 자산을 토대로 한) 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해 자본시장에는 충분히 분산화됐다고 볼 수 있는 여러 상품이 있지만, 이런 자산과 상품들도 전부 다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다”며, “분산화 정도가 증권 여부 판별에 핵심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암호화폐가 증권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데 분산화 정도를 잣대로 쓸 수 있다는 의견은 힌만 팀장이 지난해 처음 제시한 것으로 당시 그는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렇게 설명했다.

“토큰이나 코인이 쓰이는 네트워크가 충분히 분산화돼 있다면, 토큰을 사는 사람은 특정 인물이나 단체가 이 토큰의 가치를 책임지고 끌어올릴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토큰을 사는 행위를 투자 계약으로 볼 수 없고, 증권의 요건을 구성하는 데 투자 계약 여부가 중요하므로 분산화 네트워크에서 쓰이는 토큰 판매는 증권 판매로 보기 어렵다.”

이후 이러한 힌만 팀장의 의견이 SEC 전체의 의견인지를 묻는 테드 버드(Ted Budd, 공화당, 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의 질문에 클레이튼 위원장은 “힌만 팀장의 분석 결과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라고 답했다.

토큰2049의 또 다른 참석자 산드라 우도 거박스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산드라 우는 홍콩의 벤처기업 오리진X 캐피털(Origin X Capital)의 설립 파트너다.

“힌만 팀장의 해당 발언은 중앙집권화된 조직이 토큰을 발행할 때는 투자 계약이 성립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오히려 이더리움처럼 중앙에 권한이 있는 조직이 발행하는 토큰이 분산화된 네트워크에서 쓰이면서 점점 분산화되는 경우 이를 어떻게 볼 것이냐에 관한 답변은 아니었다. 따라서 이더리움은 중앙집권과 분산화 중간쯤에 속한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SEC는 이러한 ‘중간지대 토큰’에 관해서는 어떤 지침이나 기준도 제시한 적이 없다.”

거박스는 이어 “SEC가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라고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밝힌 적은 없다.”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최종 결론 형태로 발표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밴에크가 다른 암호화폐는 일단 제쳐두고 비트코인을 바탕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 출시에 우선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클레이튼 위원장이 콕 집어서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은 결코 없다. 다만 힌만 팀장이 ‘지금 시점에서는 증권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한 게 전부다. 이더리움이 만약 증권이 아닌 것으로 결정 난다면 당장 ICO에 다시 불이 붙을 것이다. 이렇게 파급력이 큰 결정을 SEC가 섣불리 내놓을 리 없다.”

번역: 뉴스페퍼민트